英감세안 철회에 국내 증시 상승 출발 전망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18일 국내 증시는 상승 출발할 전망입니다. 영국 정부가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던 감세안을 철회한다고 발표하며 전날 미국 뉴욕 증시가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국내 증시도 전날 오후장에 영국발 소식이 일부 반영됐지만, 미국 증시가 크게 오른만큼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내 증시 상승 출발 전망

전날 국내 증시는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로 하락 출발했습니다. 이른바 '카카오 먹통 사태'도 인터넷과 게임 관련주를 중심으로 약세를 부추겼습니다.

하지만 영국 정부가 그동안 논란이 됐던 감세안을 대부분 철회하겠다고 밝히자 안정을 찾았습니다. 영국 파운드화 강세 영향으로 미국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자 국내 증시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습니다. 코스피는 0.32%, 코스닥은 0.56% 상승 마감했습니다.

18일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일 미국 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크게 올랐기 때문에 국내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11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를 지속했는데, 이는 올해 들어 최장 기록입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전일 오후장에 영국 감세안 철회 뉴스가 나와서 미국 증시 급등은 일부 선반영된 상태이나 미국 증시가 굉장히 크게 올랐기 때문에 추가 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미국 메타버스 관련주 폭등으로 국내에서도 인터넷, 게임, 반도체 관련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술주 중심으로 매수세 유입 가능성이 높다"며 "전반적인 투자 심리 개선에 국내 증시는 1% 내외 상승 출발한 후 견고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습니다.

S&P500 2.6%, 나스닥 3.4% 상승

전날 미국 뉴욕 증시는 영국의 감세안 철회와 기업들의 호실적 발표 영향으로 급등했습니다. S&P500지수는 2.65%, 나스닥지수는 3.43% 각각 상승했습니다.

시장은 이날 공개된 미국 2위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뉴욕멜론은행(BNY 멜론)의 실적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상회한 것에 환호했습니다. BoA의 3분기 주당 순이익은 0.81달러로 전망치(0.77달러)를 웃돌았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원인이었던 영국 감세안이 대부분 폐기된 것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영국 파운드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1% 이상 급등하고, 영국 국채 가격도 올랐습니다. 이에 안도한 투자자들이 최근 과매도된 것으로 여겨지는 기술주를 주로 사들이면서 해당 주식들이 크게 반등했습니다. 테슬라가 7.0%, 줌비디오가 6.0%, 엔비디아가 5.9% 각각 급등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 빅테크주들도 3%대 안팎의 큰 폭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英 재무 "감세안 대부분 뒤집어"

제러미 헌트 영국 신임 재무부 장관이 리즈 트러스 총리의 경제정책을 대부분 폐기하자 금융시장은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트러스 총리의 입지는 시시각각 더 위태로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헌트 장관은 17일(현지시간)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을 대부분 되돌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헌트 장관은 영상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소득세율 인하를 취소하고 에너지 요금 지원은 축소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저 소득세율을 20%에서 19%로 낮추는 시기를 1년 앞당기려던 것을 아예 취소해버리고 경제 여건이 될 때까지 무기한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헌트 장관은 지금까지 취소된 감세정책 규모가 연 320억파운드(약 32조원)라고 전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연 450억파운드(약 73조원) 규모 감세안이 포함된 미니예산을 발표했습니다. 이 중 상당수는 전 정부에서 발표한 증세 계획을 취소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재정 전망 없이 감세안이 발표된 뒤 금융시장은 불안감에 요동쳤습니다.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고 영국 국채 금리가 연 5%대까지 치솟았습니다.

결국 감세안이 철회되자 트러스는 '이름만 총리'라는 말이 돌고 있고, 당내에서 사임 압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공개적으로 사임을 요구한 보수당 의원이 이날 2명 추가돼 5명으로 늘었습니다. 데일리메일은 보수당 의원 100명 이상이 이미 불신임 서한을 보낼 준비를 마쳤으며 이번 주 후반 트러스 총리를 내쫓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를 위해 취임 1년 내 불신임 투표를 할 수 없는 규정을 바꿀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엔화 가치 32년 만에 최저

일본 엔화 가치가 버블 경제 후반이던 1990년 이후 3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엔·달러 환율은 18일 달러당 149엔을 넘어서면서 150엔에 근접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뉴욕 외환시장에서 17일(현지시간) 장중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49엔을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49엔대까지 치솟은 것은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국 경제가 매우 견고하며 달러 강세 현상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이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 움직임을 강화했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습니다.

NHK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일본과 미국의 금리 차, 영국의 감세정책 철회 발표에 따른 재정 악화 우려가 엔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올해 초 달러당 110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달 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24년 만에 140엔대까지 치솟았습니다. 이후에도 엔저에는 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달 12일에 달러당 146엔을 넘어섰고, 13일에는 147엔도 돌파했습니다. 14일에는 148엔대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최초 '변신 ETF' 오늘 상장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하는 테마가 달라지는 상장지수펀드(ETF)인 'SOL KED메가테크 액티브'가 1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합니다. 특정 테마에 치우치지 않고 투자하는 테마가 1년에 두 번 변하기 때문에 '변신 ETF'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SOL KEDI메가테크 액티브 ETF는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한경 베스트 애널리스트 등 30여 명에게 설문조사를 해 가장 유망한 테마와 종목을 고르는 방식으로 투자 대상을 정합니다. 올 상반기 실시한 첫 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이 꼽은 5개 테마는 △AI&빅데이터 △첨단소재 △모빌리티 △차세대 에너지 △맞춤형 헬스케어 등이었습니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기술 주도주를 선별해 투자하기 때문에 코스피지수보다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높을 것이란 기대가 나옵니다. 이 ETF는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한 지수산출기관인 한국경제신문사가 만든 'KEDI 메가테크' 지수를 추종합니다. 지수 30개 구성 종목 외에도 펀드매니저들이 유망하다고 판단한 12개 종목에 추가 투자하는 액티브 방식으로 운용합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