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언제까지 오를까"…한은, AI로 인플레이션 전망해보니 [조미현의 BOK 워치]
한국은행이 인공지능(AI)으로 인플레이션 관련 뉴스 기사를 분석해 물가 상승률을 예측하는 기법을 개발했습니다.

한은은 17일 '인공지능 언어 모형을 이용한 인플레이션 어조 지수 개발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AI로 뉴스 기사에 반영된 인플레이션 어조(語調)를 측정해 물가 전망에 유의미한 분석이 가능한지 연구했습니다.

이를 위해 한은 인터넷 포털에서 지난 2002년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물가와 관련해 조회되는 총 188만개 뉴스 기사에서 6406만개 문장을 수집해 임의로 5000개 문장을 추출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인공지능 언어 모형을 이용해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문장의 어조를 상승, 중립, 하락으로 분류해 '인플레이션 어조 지수'를 도출했습니다.

그 결과 인플레이션 어조 지수의 변곡점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변곡점을 1~2분기 시차를 두고 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플레이션 어조 지수는 올해 1분기 0.519에서 2분기 0.561로 상승했다가 3분기 0.303으로 하락했습니다.

한은 관계자는 "2분기 어조 지수가 상승했다가 3분기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어조 지수가 1∼2분기 선행하는 만큼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분기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9∼10월 데이터를 통해 어조 지수를 산출한 결과 다시 소폭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 불확실성이 크다"며 "물가가 정점을 지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물가 언제까지 오를까"…한은, AI로 인플레이션 전망해보니 [조미현의 BOK 워치]
미국 중앙은행(Fed), 영란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 역시 뉴스 기사를 이용해 통화정책의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분석하거나 경제 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 수준을 측정하는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텍스트 데이터는 분석이 까다롭고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하기가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이번 한은의 연구는 AI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뉴스 기사에 포함된 인플레이션 정보를 효율적으로 추출한 데 의의가 있습니다. 보고서는 "향후 경제·금융 도메인에 특화된 인공지능 언어모형 및 분석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경제 분석, 업무 효율화 등 과제에서 텍스트 데이터 활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한승욱 한은 디지털혁신실 혁신기획팀 과장, 김태완 디지털혁신실 디지털신기술반 과장, 이현창 디지털혁신실 디지털신기술반 반장이 진행했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