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병원 의료장비 노후 심각…47%가 내용연수 초과

이주환 "산재환자 안심하고 치료받도록 자체 투자여력 높여야"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를 치료하는 근로복지공단 병원의 의료장비 노후화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이 운영하는 전국 10개 병원의 지난 7월 기준 3천만원 이상 고가 의료장비 433점(총 749억원)의 47.1%에 달하는 204점(총 357억원)이 내용연수(자산의 효용이 지속되는 기간)를 초과했다.

병원별로 살펴보면 안산병원의 노후 의료장비 비율이 51.4%로 가장 높고 인천병원(49.3%), 태백병원(48.7%), 창원병원(46.9%), 순천병원(41.7%), 대전병원(34.7%) 순이었다.

안산병원의 경우 사업장 유해 물질 분석 장비인 액체크로마토그래피의 내용연수가 11년 7개월이나 지난 것으로 확인됐다.

내용연수가 지난 노후 의료장비 비율은 2017년 28.3%에서 2018년 30.8%, 2019년 36.7%, 2020년 40.8%, 작년 44.7%, 올해 47.1%로 매년 꾸준히 높아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후 의료장비를 고치는 데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고 있다.

2017년부터 지난 7월까지 5년 7개월간 10개 병원에서 이뤄진 의료장비 수리 건수와 비용은 각각 2천366건, 30억1천400만원이다.

이 중 노후 의료장비 수리 건수와 비용은 각각 1천18건, 13억2천800만원이다.

의료장비 노후화율을 낮추려면 연간 100억원 안팎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은 노후 의료장비 개선을 위해 매년 근로복지기금에서 출연금을 받고 있다.

연도별 출연금은 2017년 26억원, 2018년 23억원, 2019년 23억원, 2020년 60억원, 작년 28억원, 올해 1∼7월 35억원이다.

이 의원은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고가 의료장비 노후화율이 계속해서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산업재해 환자들이 안심하고 전문 치료와 재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공단이 자체 투자 여력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의 해결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