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억대 횡령·배임 의혹으로 두 번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나
이상직 전 의원, 3번째 구속…이스타 횡령 이어 채용 부정 혐의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이 '550억원대 횡령·배임 사건'에 이어 '채용 부정 사건'으로 3번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 전 의원은 14일 업무방해 혐의로 전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지 8시간여 만에 구속됐다.

6월 30일 보석으로 풀려난 지 106일 만이다.

전주지법 지윤섭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됐고 도망 염려, 증거 인멸의 염려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고인들과 인적 관계, 증거 인멸 시도 정황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사전구속영장에 담은 범죄 사실 대부분을 법원이 인정한 셈이다.

이 전 의원의 첫 번째 구속은 현직 의원이던 지난해 4월 28일이다.

검찰이 550억원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사건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제21대 국회는 이 전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

이 전 의원은 당시 국회 신상 발언에서 "검찰로부터 당하고 있는 참을 수 없는 치욕과 수모를 동료 의원들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호소했으나 가결을 막지 못했다.

법원은 '증거인멸의 우려', '증거 변조나 진술 회유 가능성'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이 전 의원은 1심 판결 전 구속 기한(6개월) 만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올해 1월 12일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기업의 총수로서 이스타항공과 계열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기업을 사유화했다"며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이상직 전 의원, 3번째 구속…이스타 횡령 이어 채용 부정 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2심 법정에 선 이 전 의원은 여전히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방어권 행사에 주력했다.

그 사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1심과 2심에서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 의원은 5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전직 의원으로 신분이 바뀐 그는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6월 30일 다시 한번 보석으로 풀려났다.

동일 사건으로 두 번 구속되고 두 번 풀려나는 '불명예 기록'을 쓴 셈이다.

항소심 선고(11월 25일)를 한 달 남짓 앞둔 이 전 의원은 '이스타항공 채용 부정 의혹'과 다시 맞닥뜨렸다.

경찰에서 두 차례 무혐의로 결론 난 사안이었지만 서울남부지검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전주지검은 강제수사를 벌여 증거를 확보했다.

수사 과정에서 '특정인을 채용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이스타항공 인사담당자의 참고인 진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이 전 의원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법원은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전주지검은 이스타항공 신규 직원 채용에 대가성 뇌물이 있었는지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취업 특혜 의혹, 70억원대 타이이스타젯 횡령·배임 사건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법원이 '기회의 공정'을 침해한 사건의 중대성을 인정한 결과로 봐야 한다"며 "이 사건과 전 대통령 사위의 취업 특혜 의혹, 타이이스타젯 횡령·배임 사건이 모두 연결돼 있으니 (이번 구속이) 모든 의혹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시작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