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재판서 주장…검찰 "무늬만 장학금이지 뇌물"
부산의료원장 측 "조민 장학금, 교수들 경쟁 탓에 문제 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부산의료원 장학금이 문제 된 건 교수들 간 경쟁 탓이라고 노환중 원장 측이 주장했다.

노 원장의 변호인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 김정곤 장용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과 노 원장의 뇌물수수·공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의 공판 갱신 절차에서 이같이 말했다.

노 원장 측은 "조민의 아버지가 서울대 법대 교수일 때는 장학금을 열 번 주든 스무 번 주든 아무 관여를 하지 않다가, 청와대 민정수석이 되니 경쟁자들이 '(노 원장이) 동아줄을 잡았네'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 원장 측은 실제 병원 장학위원회에서 조민 씨 문제가 처음 거론된 시기는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된 후인 2017년 2학기였다고 주장했다.

노 원장 측은 "교수들 사이의 경쟁 구도상 견제를 하기 위해서" 이런 문제제기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장학금 지급 자체에는 하자가 없었다는 취지다.

검찰은 그러나 부산의료원이 조민 씨에게 준 장학금은 자격요건 없이 노 원장의 추천만으로 결정된 점을 들어 "무늬만 장학금일 뿐 직접 주는 현금과 법률상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이런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며 "금품을 반환하지 않고 자신이 사용하는 순간 뇌물죄가 성립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에 취임한 2017년 5월 이후 조민 씨에게 지급된 장학금을 뇌물로 보고 뇌물수수와 '김영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노 원장은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이 양산부산대병원 운영이나 부산대병원장 등 고위직 진출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뇌물 목적으로 장학금을 건넸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