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식 칼럼] 서울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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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사일 폭주, 방어 어려워
북핵 버튼 앞에 국민 생명 노출
이제 '공포의 핵균형' 검토해야
北 ICBM, 미 본토 위협 마당에
핵우산·확장억제 전략 한계
핵은 핵으로만 막을 수 있어
홍영식 논설위원
북핵 버튼 앞에 국민 생명 노출
이제 '공포의 핵균형' 검토해야
北 ICBM, 미 본토 위협 마당에
핵우산·확장억제 전략 한계
핵은 핵으로만 막을 수 있어
홍영식 논설위원
“파리를 지키기 위해 뉴욕을 희생할 수 있습니까.”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이 1961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에게 한 이 말은 미국 핵우산에 대한 회의감을 나타낼 때 자주 인용된다. 케네디의 대(對)소련 핵우산 확약에도 불구하고 드골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탈퇴하고 자체 핵무장으로 나아갔다.
김정은의 핵·미사일 폭주가 이어지자 한국에서도 핵무장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김정은의 도발이 임계점을 넘어 한국과 미국의 대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지경이 됐다. 김일성 김정일은 미국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출동하면 지하 벙커에 꼭꼭 숨었다. 김정은도 초기엔 그랬다. 하지만 이젠 미국이 북한을 어쩌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학습효과가 면역력을 키워 항공모함을 겨냥한 듯 사거리를 맞춰 미사일을 쏴댔다.
수많은 유엔의 대북 제재도 중국과 러시아가 ‘뒷문’을 열어주면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문재인 정부의 허망한 평화론이 시간을 벌어준 사이 북한의 핵·미사일은 괴물이 돼 버렸다. 7차 핵실험이 성공한다면 북한은 전략핵무기와 함께 전술핵무기도 갖게 된다. 극초음속, 회피 기동, 저수지 발사 등 요격하기 힘든 미사일이 대거 등장했고, 전술핵 탄두를 얹을 수 있는 수천문의 장사정포(다연장로켓포)까지 휴전선에서 대기하고 있다. 우리가 구축하고 있는 3축 체계로는 이들을 막기에 어림도 없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는 수도권 방어가 아예 불가능하다. 우리 국민 목숨이 예측 불가 김정은의 핵 버튼 앞에 고스란히 노출된 셈이다.
핵을 핵으로 막자는 ‘공포의 핵균형’을 더 이상 외면할 때가 아닌 이유다. 물론 미국의 한반도 핵우산을 핵심으로 하는 확장 억제는 필요하다. 그러나 북의 기습공격 참화를 겪은 뒤 괌 주둔 미군의 핵우산 전력으로 보복해봐야 버스가 떠난 다음이다. 게다가 미국의 핵우산 정책은 미국 내 정치 기류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미국이 본토에 닿을 수 있는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배치가 현실화된 마당에 자국민의 핵 위협을 무릅쓰고 한국을 위해 북핵 방패막이가 돼 줄 수 있을까. 그래서 ‘미국이 서울을 지키기 위해 워싱턴과 뉴욕을 희생할 각오가 돼 있느냐’는 드골식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른바 ‘찢어진 핵우산론’이다. 핵을 포기하고 미국, 영국, 러시아와 안보 협정을 맺었으나 푸틴의 핵 위협에 무방비로 서 있는 우크라이나를 보라.
독자 핵무장은 시일이 걸리는 데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부담도 따르고 미국의 반대로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미국은 한국의 핵무장이 핵 도미노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미 정상은 지난 5월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선에서 합의했다. 그러나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로 출격시키는 확장억제 수준으로는 김정은의 핵 야욕을 저지할 수 없음이 드러난 마당이다. 핵 선제공격 법제화에 이은 핵 전투무력 백방 강화, 핵 무력의 무한대 발전 등 김정은의 연이은 공언들은 허풍이 아니다. 그가 체제 생존의 절체절명의 지렛대인 핵을 놓을 리 없다는 것을 상수로 둬야 한다.
‘핵균형’의 여러 방안이 거론된다. 미군 전술핵 재배치, 유사시 미군 전술핵무기를 미국과 해당국이 공동 운영하는 ‘NATO식 핵 공유’, 괌에 배치된 미국 전술핵의 한·미 공동 사용, 미국 핵 전략자산의 상시적 순환 배치, 특정 시점까지 북한이 핵 폐기에 응하지 않을 시 전술핵 재배치 공표 등이다. 미 전술핵을 배치할 한국 내 장소를 먼저 구축하자는 단계적 추진 주장도 있다. 부정기적 순환 배치 등 핵우산을 조금 강화하는 수준이어선 면역력이 세진 김정은에게 더 이상 안 통한다. 당근만으로 해결하기에도 너무 멀리 와 버렸다. 야당은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휴지 조각으로 만든 것은 북한이다.
핵은 전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핵을 막는 안전판이다. 상호 확증파괴의 두려움 때문이다. 냉전시대 수천기씩 핵무기를 가진 미·소 간 극단적 충돌이 없었던 이유다. 케네디가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진짜 핵전쟁을 하자고 봉쇄령을 내린 건 아니다. 더욱이 우리는 핵무기를 가진 북·중·러와 마주하고 있다. 안보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 아무리 든든한 방패를 가져도 핵미사일 한방만 뚫려도 재앙이다. 서울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결국 우리의 몫이다.
김정은의 핵·미사일 폭주가 이어지자 한국에서도 핵무장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김정은의 도발이 임계점을 넘어 한국과 미국의 대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지경이 됐다. 김일성 김정일은 미국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출동하면 지하 벙커에 꼭꼭 숨었다. 김정은도 초기엔 그랬다. 하지만 이젠 미국이 북한을 어쩌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학습효과가 면역력을 키워 항공모함을 겨냥한 듯 사거리를 맞춰 미사일을 쏴댔다.
수많은 유엔의 대북 제재도 중국과 러시아가 ‘뒷문’을 열어주면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문재인 정부의 허망한 평화론이 시간을 벌어준 사이 북한의 핵·미사일은 괴물이 돼 버렸다. 7차 핵실험이 성공한다면 북한은 전략핵무기와 함께 전술핵무기도 갖게 된다. 극초음속, 회피 기동, 저수지 발사 등 요격하기 힘든 미사일이 대거 등장했고, 전술핵 탄두를 얹을 수 있는 수천문의 장사정포(다연장로켓포)까지 휴전선에서 대기하고 있다. 우리가 구축하고 있는 3축 체계로는 이들을 막기에 어림도 없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는 수도권 방어가 아예 불가능하다. 우리 국민 목숨이 예측 불가 김정은의 핵 버튼 앞에 고스란히 노출된 셈이다.
핵을 핵으로 막자는 ‘공포의 핵균형’을 더 이상 외면할 때가 아닌 이유다. 물론 미국의 한반도 핵우산을 핵심으로 하는 확장 억제는 필요하다. 그러나 북의 기습공격 참화를 겪은 뒤 괌 주둔 미군의 핵우산 전력으로 보복해봐야 버스가 떠난 다음이다. 게다가 미국의 핵우산 정책은 미국 내 정치 기류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미국이 본토에 닿을 수 있는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배치가 현실화된 마당에 자국민의 핵 위협을 무릅쓰고 한국을 위해 북핵 방패막이가 돼 줄 수 있을까. 그래서 ‘미국이 서울을 지키기 위해 워싱턴과 뉴욕을 희생할 각오가 돼 있느냐’는 드골식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른바 ‘찢어진 핵우산론’이다. 핵을 포기하고 미국, 영국, 러시아와 안보 협정을 맺었으나 푸틴의 핵 위협에 무방비로 서 있는 우크라이나를 보라.
독자 핵무장은 시일이 걸리는 데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부담도 따르고 미국의 반대로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미국은 한국의 핵무장이 핵 도미노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미 정상은 지난 5월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선에서 합의했다. 그러나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로 출격시키는 확장억제 수준으로는 김정은의 핵 야욕을 저지할 수 없음이 드러난 마당이다. 핵 선제공격 법제화에 이은 핵 전투무력 백방 강화, 핵 무력의 무한대 발전 등 김정은의 연이은 공언들은 허풍이 아니다. 그가 체제 생존의 절체절명의 지렛대인 핵을 놓을 리 없다는 것을 상수로 둬야 한다.
‘핵균형’의 여러 방안이 거론된다. 미군 전술핵 재배치, 유사시 미군 전술핵무기를 미국과 해당국이 공동 운영하는 ‘NATO식 핵 공유’, 괌에 배치된 미국 전술핵의 한·미 공동 사용, 미국 핵 전략자산의 상시적 순환 배치, 특정 시점까지 북한이 핵 폐기에 응하지 않을 시 전술핵 재배치 공표 등이다. 미 전술핵을 배치할 한국 내 장소를 먼저 구축하자는 단계적 추진 주장도 있다. 부정기적 순환 배치 등 핵우산을 조금 강화하는 수준이어선 면역력이 세진 김정은에게 더 이상 안 통한다. 당근만으로 해결하기에도 너무 멀리 와 버렸다. 야당은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휴지 조각으로 만든 것은 북한이다.
핵은 전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핵을 막는 안전판이다. 상호 확증파괴의 두려움 때문이다. 냉전시대 수천기씩 핵무기를 가진 미·소 간 극단적 충돌이 없었던 이유다. 케네디가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진짜 핵전쟁을 하자고 봉쇄령을 내린 건 아니다. 더욱이 우리는 핵무기를 가진 북·중·러와 마주하고 있다. 안보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 아무리 든든한 방패를 가져도 핵미사일 한방만 뚫려도 재앙이다. 서울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결국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