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60~70% 컨디션으로 주루 플레이 가능"
"엄상백 투입할 수도…쓸 수 있는 카드 다 쓸 것"

이강철 kt 감독, 총력전 선언…박병호 선발·엄상백 대기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충격적인 패배로 준플레이오프(준PO) 직행 티켓을 놓친 kt wiz의 이강철 감독은 KIA 타이거즈와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강수를 뒀다.

오른쪽 발목 앞뒤 인대가 파열된 간판타자 박병호를 4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배치하고,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선발 등판 예정인 우완 투수 엄상백을 불펜에 대기시킨다.

이강철 감독은 13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앞두고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박병호의 선발 투입 배경에 관해 "박병호는 60~70% 정도의 컨디션으로 뛸 수 있다"며 "뒤에 (대타로) 나서는 것보다 선발로 투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지난달 10일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오른쪽 발목 앞뒤 인대가 파열된 뒤 한 달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왔지만, 주루 플레이를 할 만큼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서 정규시즌 막판 대타로만 출전했다.

그러나 박병호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선발 출전을 자처했고, 이강철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이강철 감독의 '강수'는 또 있다.

이날 kt는 미출장 투수로 선발 자원 고영표와 사이드암 불펜 이채호를 등록했다.

고영표는 11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LG 트윈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이날 경기 결장이 예상됐지만, 이채호의 결장은 의외다.

kt는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 14일 같은 장소에서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을 치러야 하고, 선발 자원 중 가장 컨디션이 좋은 엄상백을 선발 투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엄상백은 이날 경기 출장 명단에 포함됐다.

승기를 잡는다면 엄상백까지 투입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차전에서 마무리하고 바로 준PO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다.

이강철 감독은 "이길 수 있으면 다 써야 한다"며 "던질 수 있는 카드는 다 사용하기 위해 (엄상백을) 명단에 넣었다"고 말했다.

이강철 kt 감독, 총력전 선언…박병호 선발·엄상백 대기
한편 팀 분위기에 관해선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 감각은 좋다"며 "다만 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타이브레이커에서 패한 삼성 라이온즈의 포스트시즌 팀 분위기를 지켜봤다"며 "좋은 분위기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kt는 11일 LG전에 승리했다면 3위로 준PO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9회말 수비에서 충격적인 끝내기 패배를 하면서 준PO 티켓을 키움 히어로즈에 내줬다.

이강철 감독은 팀 분위기가 침체하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이날 kt는 타순에 큰 변화를 줬다.

중심타자 강백호를 6번 타자 1루수로 배치했고, 황재균을 2번 타순에 넣었다.

이에 관해선 "강백호는 조금 타격감이 떨어졌지만, 뒤에서 상대 팀에 위압감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뒤에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황재균은 최근 감각이 좋고 (상대 선발) 숀 놀린에 상대적으로 강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kt는 창단 후 처음으로 홈구장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른다.

2020년과 지난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가을 야구를 했다.

이강철 감독은 "홈 팬 앞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kt는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 준PO에 진출한다.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을 치러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