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직원에게 제공하던 차량 구매 할인 폭이 협상의 관건

단체협상 본교섭 결렬 선언과 함께 부분파업이 의결되며 위기를 맞았던 기아 노사가 13일 협상 테이블에 다시 마주 앉으면서 타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기아 노사 오늘 단협 교섭 재개…3년 연속 무분규 이뤄낼까
본교섭 재개와 함께 13∼14일로 예고됐던 부분파업이 일시 철회되면서, 기아 노사는 1998년 현대차 그룹으로 인수된 뒤 처음으로 3년 연속 무분규 교섭에 합의할 가능성이 생겼다.

이날 노조 등에 따르면 노사 양측은 지난 7일 13차 본교섭 결렬 이후 6일만인 이날 오후 2시께 14차 본교섭을 갖는다.

앞서 노사는 지난 9월 기본급 9만8천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경영성과금 200%+400만원 등이 담긴 임금협상안은 타결했으나 단체협상은 노조 과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이어지는 교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는 지난 11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13∼14일 각각 하루 2시간과 4시간 단축 근무를 하는 방식의 부분 파업을 결의했으나, 지난 12일 협상 재개 의사를 밝히며 일단 파업을 유보했다.

단체협상의 최대 쟁점은 25년 이상 근속하고 퇴직한 사원에게 주는 차량 구매 할인 혜택인 '평생 사원증' 제도다.

이 제도는 당초 2년에 한 번씩 신차 3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었지만, 사측은 올해 임단협에서 혜택 연령을 만 75세까지로 축소하고 구매 주기를 3년으로, 할인 폭은 25%로 낮추는 안을 내놨다.

노사 교섭 대표단은 임금 인상 폭을 높이는 대신 평생 사원증 혜택을 줄이는 것에 합의했지만, 이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과반 투표를 넘지 못하고 부결됐다.

이와 별개로 기존 혜택 항목에는 없던 전기차 구매 시에도 평생 사원증 혜택을 적용하는 안도 단협에서 거론됐으나, 사측은 고객 대기 수요와 보조금 지급 추이 등을 고려해 2026년부터 적용한다는 절충안을 낸 상태다.

한 차례 파업 위기 끝에 협상 테이블이 다시 마련됐지만, 합의까지는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한 차례 잠정합의안 투표로 평생 사원증 혜택 축소에 대한 조합원 반발이 크다는 사실을 확인해 쉽사리 물러설 수 없게 됐고, 사측 역시 현대차보다 높은 퇴직자 할인율을 계속 유지하기엔 장기적 부담이 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아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사측은 과감한 제시안으로 현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현장 요구에 성실히 답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