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2030년부터 지자체 처리수 하루 47만4천t 재이용 계획
환경부·평택·용인·수원·화성·오산시 등 이달 중 MOU 추진

경기 평택시와 용인시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 지역 하수처리장에서 배출된 처리수를 공업용수로 공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삼성전자 고덕·기흥 사업장 공업용수로 하수처리수 공급 검토
13일 해당 지자체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고덕·기흥 사업장 인근 지자체인 평택·용인·수원·화성·오산시 등은 환경부 주관으로 '삼성반도체 하수 재이용수 공급 계획'에 대해 협의 중이다.

이 계획에는 해당 지자체가 2030년부터 용인 수지(7만6천t)와 기흥(2만6천t)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처리수 하루 10만2천t을 다시 정화해 기흥사업장에, 수원(28만t)·화성 동탄2(4만2천t)·오산(5만t)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처리수 하루 37만2천t을 고덕사업장에 각각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평택 고덕사업장에는 지난달 기준 하루 약 12만t의 물을 공업용수로 사용 중이며, 앞으로 생산라인이 증설되면 필요 수량은 훨씬 늘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시의 경우 수원하수처리장에서는 하루 평균 48만t의 처리수가 배출되고 있어 고덕 사업장으로 28만t을 공급하는 데는 무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택하수처리장에서 배출되는 처리수는 대부분 하천 유지 용수로 이미 재이용되고 있어 평택시의 하수처리수는 삼성 사업장 공급 계획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처럼 삼성 사업장에 하수처리수를 공급하기 위해선 각 처리장에서 기흥·고덕 사업장까지 약 60㎞에 달하는 전용 공급 관로가 필요하고, 시설 설치에만 6천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환경부는 관련 지자체와 삼성사업장 재이용수 공급을 위해 상호 협력하자는 내용을 담은 협약(MOU)을 이번 달 안에 체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최근 해당 지자체 담당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여러 차례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최근 회의에선 환경부로부터 수자원 보호를 위한 삼성사업장 재이용수 공급의 취지, 협약 체결 계획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며 "아울러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발표된 삼성의 '신환경경영전략' 일환으로 이와 같은 수자원 보호 사업을 검토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직 계획 중인 초기 단계라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글로벌 이니셔티브 RE100에 가입하는 등 경영의 패러다임을 '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신신환경경영전략'을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국제 캠페인이다.

친환경 경영 전략에 따라 삼성전자는 공정가스 저감, 폐전자 제품 수거 및 재활용, 수자원 보존, 오염물질 최소화 등 환경경영 과제에 2030년까지 총 7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