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국감서 거액 횡령사고에 주요 은행장들 고개 숙이며 "책임 통감"
금리인하요구권 적극 수용 촉구에 "소비자 권리 최대한 행사되게 할 것"
"서민에 쥐꼬리 이자주며 횡령하나" 질타…은행장들 "죄송하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주요 은행 직원들의 거액 횡령 사고에 대해 시중은행 은행장들이 고개를 숙였다.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11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은행장들은 횡령 사고의 책임을 추궁하는 의원들의 질의에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사죄의 뜻을 표했다.

이날 국감에는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이재근 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일제히 증인으로 출석했다.

농협은행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권준학 행장 대신 임동순 수석부행장이 나왔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이들을 향해 "서민은 쥐꼬리만 한 이자 받으려고 예·적금 들고 있는데 은행에서는 성과급 잔치로 부족해서 횡령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횡령 사고를) 예방할지 대책을 말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원덕 행장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소비자와 고객 이익, 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두고 경영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최근 직원과 그 공범인 동생이 6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직원은 지난달 1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진옥동 행장도 "금융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게 직업윤리"라며 "그 부분이 약화하는 게 아닌가 생각돼 내부 교육 등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은행장들을 향해서는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률이 낮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에 대한 대안을 내놓으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이에 은행장들은 고금리 시기에 소비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뜻을 표했다.

이재근 행장은 "금리인하 요구권은 처음 시행하는 제도라 고도화해야 할 부분이 있다"라며 "신용등급을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떨어지는지 안내가 필요한데, 이를 잘 알리고 수용되도록 팁을 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옥동 행장은 "금리인하 요구권은 고객의 가장 큰 권리라고 생각한다"라며 "금융소비자 권리가 최대한 행사되도록 2개월에 한 번씩 고객에게 관련한 안내를 하고, 시스템도 정비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별로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과 관련한) 기준에 차이가 있다"라며 "은행업권과 잘 상의해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