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8∼9년 전 집 짓고 이사…보일러도 그때 설치했을 것"
가스중독 추정 6명 사상…"우애 깊고 어르신 잘 모셨는데…"
"가족끼리 우애가 깊고 잘 챙겼지. 돌아가신 어르신도 정말 잘 모셨는데. 웬 날벼락인지…."
일산화가스 중독 추정 사고로 가족 5명이 숨지고 1명이 의식을 잃은 사고가 발생한 전북 무주군 무풍면 주택 주변에서 10일 경찰과 유관기관의 합동 감식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연신 혀를 차며 안타까워했다.

합동 감식은 사망자가 발견된 장소와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기름보일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주민 강모(84) 씨는 "평소 가족들이 (숨진 80대) 할머니를 잘 모셨지. 우애가 서로 깊고. 딸과 사위들은 손주들을 데려와 집에서 잘 놀다 가곤 했어. 할머니는 받은 용돈으로 읍내 병원과 시장에 다녀와서 자랑을 많이 했다"고 회고했다.

할머니는 의사인 아들은 물론 딸들과 손주들 얘기를 참 많이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다른 주민은 "할머니는 아들 하나에 딸 넷을 두었는데 참 많이 아꼈어. 그들이 시집 장가가서는 자주 오고 용돈도 주고 했지"라면서 "딸들이 어머니에게 정말 잘했는데 어릴 때 어렵게 살아서 그랬나 봐. 호강시켜 드리겠다고 하고 다녔지"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이 자주 잘 모여서 정겹게 지냈어. 이번에도 생신을 맞아 미리 축하하러 왔었다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변을 당한 가족들은 다음 주 있을 할머니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연휴를 맞아 미리 인사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모임에 참석하지 못해 참변을 피한 다른 가족들은 사고 주택 등을 둘러보며 망연자실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남편과 사별한 할머니는 8∼9년 전 마을에서 100여m 떨어진 이곳에 낡은 집 대신 조립식 집을 짓고 이사 왔다.

이번 사고 원인으로 보이는 보일러도 그때쯤 설치했을 것으로 주민들은 추정했다.

숨진 할머니와 가족들 장례는 오는 12일 공동으로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80대 할머니와 40대 작은딸, 60대 큰 사위, 40대 작은 사위, 30대 큰 손녀딸 등 5명은 지난 9일 오후 4시 54분께 무주군 무풍면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50대 첫째 딸은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가스중독 추정 6명 사상…"우애 깊고 어르신 잘 모셨는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