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강우 처리 목표를 시간당 100㎜로 높인다. 강남역 같은 침수 취약지역은 110㎜까지 끌어올린다. 예측이 어려운 국지성 집중호우의 강도와 빈도가 해마다 증가하는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처리 능력은 95㎜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더 촘촘한 수해안전망 추진전략’을 6일 발표했다. 이번 전략에서는 2012년 설정돼 서울 전역에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 방재 성능 목표(강우 처리 목표)를 10년 만에 상향하고 지역별로 목표치를 세분화하기로 했다. 현재 시간당 최대 95㎜에서 100㎜로 높이고, 침수 취약지역인 강남역 일대는 110㎜까지 상향한다.

지난 8월 집중호우 당시 서울에는 기존 강우 처리 역량(시간당 95㎜)을 훨씬 초과하는 시간당 110~141㎜의 비가 내리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기존 기준으로 지어진 시설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서울시는 이 기준에 맞춰 지역별로 정교하게 방재시설을 설치하고 확충할 계획이다. 2032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입해 강남역 일대 등 6개 지역에 18.9㎞ 길이의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을 설치한다. 침수 우려지역에는 2조원을 투자해 빗물펌프장을 증설하고 빗물저류조를 신설한다. 이와 함께 하수관거 정비, 하천 단면 확장, 산사태 우려지역 정비 등 방재 기반 시설을 개선한다.

침수 상황을 빠르게 확인해 대피·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한다. 사물인터넷(IoT) 감지기로 도로 등의 침수 상황을 측정하고 위험 상황을 문자 등으로 전파하는 ‘스마트 경고시스템’을 내년 5월 시범 도입한다. 산사태나 하천 침수, 주거지역 침수우려지역(반지하주택, 지하주차장, 일반 도로 등)에도 전국 최초로 침수 예·경보제를 도입한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기술로 관련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예측하고 실시간·동시 전파하는 ‘AI 기반 수방 통합 시스템’을 2030년까지 구축한다.

침수 안전 대책도 함께 발표했다. 장애인, 독거노인처럼 긴급 대피가 어려운 가구에 1 대 1 공무원을 지정해 집중호우 시 대피와 복구를 돕고, 내년 우기 전까지 침수방지 시설을 무상 설치하기로 했다. 또 침수 우려지역의 맨홀 1만 개에는 추락방지 시설을 설치한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