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논란' 이경윤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 '무사통과'
"여러 의혹 있으나 긍정 평가"…전북도의회 '맹탕' 인사청문회
제12대 전북도의회가 역점을 두어 추진한 인사청문회가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한 '맹탕 청문회'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북도의회 인사청문위원회(위원장 이병도)는 음주운전과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제기된 이경윤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에 대해 6일 '긍정' 의견을 냈다.

도의회 인사청문위원회는 지난 4일 이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했다.

그 결과 위원회는 이 후보에 대해 "청와대, 국회, 중앙부처, 공공기관 등에서 문화 관련 업무를 수행해 부처 정책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와 조정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도내 문화예술뿐만 아니라 전북 문화역사 및 지역정서를 잘 알아야 하는데 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보이고 문화 전문가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적격' 또는 '부적격'을 명시하지 않고 평가서 대부분에서 긍정 평가를 했다.

청문위원들은 당초 이 후보의 도덕성 문제와 지역 이해도 부족 등을 들어 경영자로서 자질에 의문을 표했지만, 막상 '긍정' 평가를 해 인사청문회 무용론을 자초했다.

도의회 안팎에서는 김관영 도지사가 내정한 인물이 '무사통과'하면서 청문회가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원들은 이 후보의 업무 능력과 전문성, 도덕성 등을 검증해 업무 수행에 적합한 인물인지를 가려야 했는데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위원들은 전남 신안군이 고향인 이 후보를 두고 "전북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공격했는데, 막상 보고서에는 "이 후보는 타지역 출신으로 더욱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혈연·지연·학연 등에 얽매이지 않고 지역 문화예술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수사를 늘어놓았다.

2019년 도입된 전북도의회 인사청문회의 대상은 현행 5개 기관에서 올해 9개 기관으로 확대됐다.

도의회는 그간 단 1명의 내정자도 걸러내지 못했다.

인사청문회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냈다는 방증이다.

이에 대해 이병도 위원장은 "인사청문위원회는 후보의 비리 의혹 등에 대해 수사 권한이 없다"라며 "앞으로 개선책을 마련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