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물리학상 3인, 수십년 기다려 상 받은 '만년 후보'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알랭 아스페(75), 존 F. 클라우저(80), 안톤 차일링거(77)는 지난 수십년간 노벨상 문턱에서 기다려온 만년 후보였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이들 3명을 2022년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양자전송' 차일링거, '스타트렉' 순간이동? "사람 이동 아냐"
이들은 양자역학에서 '벨 부등식 위배'(Bell inequality violation)라고 불리는 중요한 결과를 실험적으로 밝혀낸 업적을 인정받았다.

CNN은 이들을 양자역학 분야에서 세운 공로로 학계에서 수십년 전부터 주목받은 학자들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2010년 이스라엘의 울프재단이 주관하는 권위있는 울프상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이후 그 다음 단계로 노벨상을 받을 것이라는 시선을 받았다.

당시에도 벨 부등식 위배와 관련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글로벌 학술정보 분석 기업으로 매년 노벨상 후보를 예측하는 클래리베이트는 2011년도 노벨 물리학상 후보로 이들을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울프상 수상 이후에도 12년을 기다려 70대 중반을 넘기는 나이가 돼서야 노벨상을 품게 됐다.

이들은 작년에도 유력 노벨 물리학상 후보로 거론됐으나 지구온난화의 수학적 예측 모델을 제시한 일본계 미국인인 슈쿠로 마나베(91)와 독일의 클라우스 하셀만(90), 이탈리아의 조르조 파리시(74)의 수상을 지켜봐야 했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차일링거는 AP통신과 전화통화에서 "노벨상을 받게 됐다는 소식은 아직도 충격적"이라며 "하지만 이는 매우 긍정적인 충격"이라며 감격했다.

'양자전송' 차일링거, '스타트렉' 순간이동? "사람 이동 아냐"
차일링거는 할리우드 영화 '스타트렉' 때문에 더 유명하다.

노벨위원회는 차일링거가 양자전송(Quantum teleportation), 즉 양자 상태를 한 입자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입자로 보내는 개념을 연구했다고 소개했다.

이런 개념 때문에 양자전송은 스타트렉에 나오는 순간이동 기술로 불리지만 차일링거는 손사레를 쳤다.

차일링거는 "이것은 스타트렉에 나오는 것과 전혀 다르다.

특히 사람을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다"라며 "양자전송은 얽힘을 이용해 정보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수상자인 클라우저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연구기관인 J.F.클라우저&어소시에이트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아스페는 파리-사클레 대학에서 재직 중이다.

'양자전송' 차일링거, '스타트렉' 순간이동? "사람 이동 아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