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를 관리하는 스마트폰 앱을 내놓으면서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이사회 의장(사진)이 디지털 헬스케어 신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어 사업 확장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셀트리온은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의 질환을 관리해주는 스마트폰 앱 ‘과장님 케어’를 4일 출시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복통과 배변 장애를 일으키는 만성질환이다. 눈에 보이는 뚜렷한 원인은 없다. 스트레스와 잦은 음주가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인구의 7~15%가 의심 증상을 가지고 있다.

셀트리온 ‘과장님 케어’는 증상과 환자 상태, 식단과 약 복용 내역을 기록하면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환의 추이를 분석해주는 서비스다. 식단과 관련해 영양사와 상담도 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군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수익화 단계는 아니다”며 “서비스 고도화와 데이터 축적을 거쳐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했다.

모바일 앱 출시는 셀트리온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된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사업 외 신사업으로 디지털 헬스케어를 점찍고 내부적으로 진출 기회를 모색해왔다. 가천대 길병원과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진료 보조수단 기능의 앱을 공동 개발해 시범운영한 적도 있다. 앱에 입력된 환자 상태가 병원 전산망과 연동돼 정기 진료 때 활용되는 방식이다.

‘과장님 케어’ 출시는 2019년부터 연구개발(R&D) 조직 내 디지털 기기 관련 전담팀이 준비해왔다. 특히 2세 경영인인 서 의장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관심을 두고 조직을 이끌고 있다. 서 의장은 직접 알고리즘을 코딩할 수 있을 정도로 디지털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