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한국사 교과서 이어 초등 사회과 교과서 11종 중 4종에 포함

초등학교 사회과 검정 교과서에 처음으로 4·3 관련 내용이 담긴다.

'제주 4·3' 초등생도 배운다…"南 단독선거 결정에 무장봉기"
29일 제주도교육청과 전국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에 따르면 2023년도 5학년 2학기 사회과 교과서 11종 중 4종에 제주 4·3에 대한 내용이 서술됐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4·3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는 4·3이 광복과 통일정부 수립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할 학습요소로 반영됐지만 초등학교의 경우 국가수준교육과정에 포함돼 있지않아 그동안 교과서에 서술되지 않았다.

4·3이 서술된 교과서를 내는 출판사는 동아출판사, 금성출판사, 천재교과서, 미래엔으로, 이들 출판사는 초등학교 사회과 교과서가 검정 체제로 전면 개편됨에 따라 4·3 관련 내용을 실었다.

이들 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정을 다루는 단원에서 3분의 1쪽에서 1쪽 분량을 할애해 4·3을 설명하고 있다.

공통으로 4·3의 역사를 1948년 남한만의 단독선거가 결정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일어난 무장봉기로 규정했다.

동아출판사는 4·3 당시 집단 학살이 일어난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에 세워진 비석과 너븐숭이(넓은 돌밭) 애기 무덤 소개를 통해 4·3의 비극을 다뤘다.

또 소설 '순이삼촌' 저자 현기영 작가의 말을 빌어 4·3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제주 4·3' 초등생도 배운다…"南 단독선거 결정에 무장봉기"
금성출판사는 4·3평화공원 내 상징조형물인 아무것도 새기지 않은 비석인 '백비'를 소개하며 아직도 4·3을 무엇이라 부를지조차 정하지 못한 현실을 보여줬다.

천재교과서는 시신조차 찾지 못한 희생자의 이름이 새겨진 3천8백여 기의 행방불명인 표석 사진을 실어 4·3의 아픔을 담았다.

미래엔은 1947년 제주도 3·1절 기념 집회에서 벌어진 발포 사건을 통해 4·3의 기점에 대해 분명히 밝히고 4·3평화공원 내 상징조형물인 '비설' 사진을 실어 죄없이 희생당한 제주도민의 억울함을 표현했다.

비설은 4·3 당시 한라산 중턱에서 토벌대가 쏜 총에 맞아 숨진 모녀를 추모하는 조각상이다.

이 모녀는 눈 더미 속에서 서로를 꼭 끌어안은 모습으로 발견됐다.

'제주 4·3' 초등생도 배운다…"南 단독선거 결정에 무장봉기"
일부 미흡한 점도 발견됐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한 출판사가 발간한 교과서에 '공산주의 세력'이라는 용어가 사용돼 국가폭력에 의한 제주도민의 학살이 정당화될 수 있는 여지를 준다"며 "또 이는 4·3특별법과 정부의 4·3 진상 보고서 내용과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제주도교육청을 통해 해당 출판사에 문제가 있는 표현을 수정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출판사는 '공산주의 세력'을 '남로당 제주도당'이라는 표현으로 바꾸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4·3' 초등생도 배운다…"南 단독선거 결정에 무장봉기"
제주 4·3은 1947년 3·1절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통행금지령이 해제될 때까지 7년 7개월간 제주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군경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양민이 희생된 사건이다.

이 기간 적게는 1만4천명, 많게는 3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