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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인터뷰
장의성 미래에셋증권 반포WM지점장

연말까진 바닥다지는 박스권
부자들은 스마트머니로 매수 준비 중
자율주행관련주 저점매수 노려볼만
절세 노린 채권투자에 자금 몰리기도


출렁이는 증시에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문제는 비틀거리는 장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불안감이다. 고꾸라지는 계좌 수익률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일반 투자자들과 달리 고액자산가들은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다. 애초에 우량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놓은 데다 언제든 저점매수에 나설 수 있는 실탄을 장착하고 있어서다. 부자들이 모여사는 서울 강남 반포에 신설된 미래에셋증권 반포WM지점을 이끌고 있는 '해외주식 전문가' 장의성 지점장(사진)에게 슈퍼리치들의 포트폴리오와 향후 투자법을 물었다.
[마켓PRO] "하락장에도 느긋한 슈퍼리치, 절세 노린 '이것' 투자위해 분주"
▷증시가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요?
"지금의 증시는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에 따른 금리인상하고 연동이 돼있습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9월 FOMC 이후 금리를 생각보다 높게, 이같은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유지될 것이란 메시지를 투자자들이 알게됐습니다. 이런 요인으로 인해 시장이 빠지는 것이기 때문에 연말까진 증시 상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등 시점을 언제쯤으로 보고 계신가요?
"지금 곳곳에서 증시 전망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생각보다 더 나빠졌기 때문이죠. 지난 7~8월 미국 증시가 생각보다 강하게 반등 한 것은 미 연준이 금리인상을 조기에 멈출 수 있다는 기대감 덕분이었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금리인상 기조가 꺾이는 이른 바 '파월 피봇(pivot)'에 대한 기대감이죠. 앞으로 증시가 다시 반등하려면 이런 피봇이 이뤄져야하는데 연말까진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연말까지는 바닥을 다지며 박스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내년에도 금리를 4% 후반까지 올리고, 이를 유지한다는 전망이 나와있는데 내년 초에 물가가 꺾이는게 확연하게 보여진다면 연준이 전망을 수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증시가 반등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 시점을 아직 예상하기 쉽지 않습니다."

▷지금처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땐 어떤 투자를 해야할까요?
"저희 지점 고객분들을 비롯해 강남권 투자자들은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글로벌 우량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놨기 때문에 지금 수익률이 하락하더라도 반등할꺼란 확신이 있기 때문이죠. 오히려 지금보다 주가가 조금 더 하락한다면 이른 바 '스마트머니'들이 유입돼 저점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포트폴리오를 갖추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라면 하락장을 종목 교체의 기회로 삼아야합니다. 수익률이 크게 빠진 종목들은 시장이 앞으로 더 흔들린다면 다른 우량주에 비해 하락률이 더 클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자신이 없는 종목들은 빠르게 교체해 손실율을 줄여야합니다."

▷슈퍼리치들은 저점매수를 시작했나요?
"현금이 100%인 고객이라면 지금부터 분할매수를 시작할 타이밍이라고 봅니다. 지난 6월 저점 당시에도 시장이 빠르게 반등할꺼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이 많지 않았던 것처럼 시장이 언제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 수준이면 조금씩 분할매수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아직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상황을 좀 더 지켜본 후 시장이 반등을 시작할 때 움직이려는 이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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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자산가들도 하락장에서 인버스 투자를 하고 있나요?
"아닙니다. 고액자산가들은 인버스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관심이 없다는 표현이 맞을꺼 같습니다. 하락장에선 현금으로 버티고 있다가 저점매수를 하는 게 오히려 유리하니까요. 인버스는 매수 시점보다 매도 시점을 잡는 것이 중요한데 그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굳이 어려운 투자를 하지 않는거죠. 다만 일부 투자자의 경우 내가 정말 좋은 주식을 사놓은 상황이라 주가가 너무 빠졌더라도 이 종목들을 정리하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내 주식은 언젠가 다시 반등할꺼 같은데 시장은 좀 더 하락할꺼란 확신이 드는 경우 헤지용으로 인버스 투자를 일부하기도 합니다."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큰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결국 미래를 바꿀 혁신 성장 기업들입니다. 현재 이런 기업들 주가가 크게 빠져있는 상황이죠. 미래지향적인 산업을 잘 살펴봐야하는데 시대적인 흐름으로 산업이 커지는 경우가 있고, 정부 지출을 통해 커지는 것이 있습니다. 정부 주도로 커지는 산업의 대표적인 것이 신재생에너지인데 아직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없기 때문에 상장지수펀드(ETF)로 접근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산업 자체가 커지는 분야로는 인공지능(AI)이 대표적일텐데 이 중에서도 자율주행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가 될 꺼라고 생각합니다. 자율주행 관련해 인공지능을 잘하는 빅테크, 인력과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빠져있기 때문에 저점매수를 추천합니다"

▷조심해야하는 종목들이 있을까요?
"지금 가장 주가가 많이 빠진 종목이 돈을 벌지 못한 채 꿈을 먹고 자란 기업들입니다. 고점 대비 80~90% 빠진 종목들이 즐비한 상황이죠. 물론 이중에 10배 수익을 가져다줄 종목들이 있을 수 있지만 어떤 기업이 살아남을지 알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슈퍼리치들이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처가 있나요?
"주식의 경우 현 상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신 채권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량 회사채의 경우 4.5%까지 금리가 높아져있기 때문에 고액자산가들에겐 굉장히 매력적인 투자처입니다. 그중에 절세가 가능한 채권 투자가 큰 관심꺼리입니다. 현재 채권 발행금리 3.5~4%까지 올라있는 상태지만 과거 발행금리가 1%일 때 발행된 채권들도 있습니다. 물론 이 채권들이 1% 금리로 거래되진 않습니다. 현재 발행금리에 맞춰 4%로 거래가 된다고 한다면 이자가 1% 채권을 4%로 맞춰줘야하기 때문에 1만원짜리 채권의 경우 3% 차이가 나는 만큼 9700원에 거래가 되고, 만기가 1년이라고 가정했을 때 1%의 이자를 얻게 됩니다. 내가 얻은 이자는 4%지만 실제 채권 이자는 1%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세금은 1% 이자만큼만 내면 됩니다.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이자 수익의 49.5%를 세금으로 비과세가 3%가 껴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 메리트입니다. 세후 3% 수익이 난다는 건 은행에서 6%의 금리가 적용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슈퍼리치들은 이런 채권들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