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불택배 허점 악용한 중고거래 사기 잇따라

편의점 착불 택배의 허점을 악용, 고가의 시계를 가로채는 중고 거래 사기가 잇따라 발생해 주의가 요망된다.

[OK!제보] "편의점 착불택배로 거래하자" 고가 명품시계 가로챈 일당
전남에 사는 A씨는 지난 5월 백화점에서 939만원에 구매했던 명품 시계를 최근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 790만원에 내놨다.

지난 14일 이를 본 한 남성이 시계를 사겠다며 직거래를 제안했다.

그는 "아내에게 줄 선물이어서 일요일(18일)까지 꼭 받아야 한다"며 A씨와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살아 직접 갈 수 없으니 다음 날 지인을 보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직거래를 하기로 한 당일 그는 "지인이 급한 사정이 생겨 못 가게 됐다"며 일요일까지 물건을 꼭 받아야 하니 편의점 착불 택배로 거래하자고 다시 제안했다.

그는 분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택배기사로부터 직접 물건을 받는 착불 택배로 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송장과 영수증을 택배 물건과 함께 찍어 보내면 물건값을 입금하겠다고 했다.

A씨는 '입금되지 않으면 물건을 도로 가져오면 되겠지'라는 생각에 오후 9시쯤 편의점에 택배를 접수한 뒤 송장과 영수증 사진을 찍어 보냈다.

하지만 남성은 "회식이 늦어져 당장 입금하기 힘들다.

늦어도 다음날 오전 8시 30분까지는 돈을 보내겠다"며 입금을 미뤘다.

그 뒤 남성은 연락을 끊었고, 다음 날 아침에도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

[OK!제보] "편의점 착불택배로 거래하자" 고가 명품시계 가로챈 일당
편의점 택배 수거 시간이 오후 3시라는 것을 알고 있던 A씨는 다음 날 아침 일찍 택배를 취소하기 위해 편의점으로 갔다.

하지만 편의점 직원으로부터 "전날 밤 이미 택배가 취소됐고 퀵 배달 기사가 물건을 수거해 갔다"는 황당한 말을 들었다.

택배 송장과 영수증 사진을 받은 사기범 일당이 편의점으로 전화를 걸어 택배를 취소한 뒤 곧바로 편의점에 찾아가 점원에게 송장과 영수증 사진을 보여주며 물건을 챙겨 달아난 것이다.

사기범 일당이 쉽게 택배를 취소하고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A씨가 택배를 '착불'로 맡겼기 때문이다.

착불 택배는 발송 시 비용을 내지 않기 때문에 택배를 취소할 때에도 결제 취소에 필요한 신용카드 확인 절차를 건너뛴다.

앞서 지난 5월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사기범 일당이 1억원이 넘는 중고 시계를 가로챈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A씨는 "시계 뒷면에 난 잔 흠집도 괜찮다며 예의 바른 말만 하길래 사기범에 깜빡 속아 넘어갔다"라면서 "중고 거래 시 편의점 착불 택배를 요구하면 택배를 취소해서 가져가려는 사기 수법이니 무조건 거래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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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