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소속 정근우, 보스턴과 결승전에서 '25개 중 15홈런'
MLB 홈런더비 우승한 정근우 "홈런왕, 안타왕 내가 다 잡았다"
KBO리그 역대 최고의 2루수 정근우(40)는 현역 생활을 하며 16년 동안 121개의 홈런을 쳤다.

'홈런 타자'라고 말하기 힘든 정근우가 17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FTX MLB 홈런더비 X'에서 호쾌한 홈런 레이스를 펼쳤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으로 출전한 정근우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결승에서 팀의 4번째 타자로 등장해 혼자 15개의 홈런을 쳐 보너스 점수를 포함해 혼자 20점을 얻었다.

25개의 투구 가운데 15개를 넘긴 정근우는 이승엽(46) KBO 홍보대사와 박용택(43) KBSN 해설위원, 김태균(40) KBSN 해설위원 등 쟁쟁한 KBO리그 스타와 에이드리언 곤살레스, 닉 스위셔, 히오바니 소토, 자니 곰스 등 메이저리그 은퇴 선수를 제치고 한 경기 최다 홈런을 기록했다.

다저스의 60-56 승리를 이끌고 우승을 차지한 정근우는 경기가 끝난 뒤 믹스드존 인터뷰에서 "준결승에서 (박)용택이 형이 했던 얘기에 자극받은 덕분"이라고 했다.

보스턴 소속으로 출전한 박용택은 앞서 준결승에서 뉴욕 양키스를 꺾은 뒤 "결승에서 (정)근우랑 붙긴 창피하니 (이)승엽이 형과 만나고 싶다"고 정근우를 자극했다.

담장까지 정규 규격 야구장의 절반에 가까운 약 60m에 불과한 MLB 홈런더비 X는 정확한 타격이 중요하다.

정근우는 "정확하게만 치면 넘어갈 수 있을 거로 생각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MLB 홈런더비 우승한 정근우 "홈런왕, 안타왕 내가 다 잡았다"
이날 승리한 다저스 선수들은 관중들 앞에서 시원하게 '샴페인 샤워'를 했다.

2010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한국시리즈 이후 12년 만에 샴페인을 터트렸다는 정근우는 "샴페인이 정말 향기로운 걸 다시 느꼈다"며 웃었다.

최고의 타격감을 뽐낸 정근우는 KBO리그 467홈런의 '홈런왕' 이승엽과 2천504안타의 '안타왕' 박용택을 모두 꺾었다.

정근우는 "홈런왕과 안타왕 모두 다 내가 잡았다"며 다음에 이런 이벤트 경기가 다시 열린다면 "아무나 들어오라고 해라"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MLB 홈런더비 X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야구 세계화를 위해 추진 중인 핵심 사업이다.

올해 7월에 영국 런던에서 1회 대회가 열렸고, 이번 한국 대회에 이어 멕시코에서 마지막 대회를 치른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점수를 얻을 수 있고, 보너스 포인트 등 흥미를 더할 요소를 더했다.

여기에 싸이, 크러쉬, 헤이즈 등 가수의 공연까지 결합해 야구에 관심이 적은 팬들까지 불러오는 데 성공했다.

정근우는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이런 대회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