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6일 우즈벡서 SCO 정상회의도 참석…푸틴과 전략공조 다질듯
시진핑 카자흐 도착…'대관식' 앞두고 32개월만의 외유(종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을 방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2년반 이상 중단했던 해외 정상 외교를 재개했다.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이하 현지시간) 중앙아시아 2개국 순방의 첫 기착지인 카자흐스탄 수도 누르술탄에 도착해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시 주석은 이날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 방안과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번 카자흐스탄행은 시 주석이 지난 2020년 1월 미얀마 방문 이후 약 32개월 만에 외국을 방문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어 15∼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시 주석은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도 한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출범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을 회원국으로 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이란이 정식 가입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한 가운데, SCO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외연 확대 문제도 논의한다.

시 주석은 오는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처음 대면하는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 심화, 미국의 대중국 군사·경제 관련 견제 강화 등 배경 속에 반미를 고리로 한 전략적 공조 의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러 정상의 대면 회담은 지난 2월 초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회담 이후 7개월여 만이다.

또 시 주석은 SCO 정상회의 등에서 일대일로,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GSI),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GDI) 등 자신의 외교·안보·대외경제 어젠다를 비중 있게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이 우군인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고, 밀월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하며, 서방에 맞설 다자 플랫폼으로 중시해온 SCO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자기 진영 다지기'에 나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시 주석으로선 집권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10월16일 개막)를 약 한 달 앞두고 이뤄지는 외국 방문을 통해 자신의 국제적 위상과 집권 3기 대외 정책 기조를 국내외에 알릴 전망이다.

코로나19 방역을 국정의 중대 과제로 삼고 2년 반 이상 해외 방문을 자제해온 시 주석의 외유 재개가 중국의 방역 정책에 줄 시사점도 관심거리다.

최소한 내달 당 대회와 내년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등 시진핑 집권 3기와 관련된 중대 정치 일정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현재의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게 관측통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하지만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오랜 칩거를 접고 외국 방문에 나서는 것은 고강도 방역의 '출구전략' 모색 측면에서 상징적 의미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카자흐 도착…'대관식' 앞두고 32개월만의 외유(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