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주민 47가구 67명 귀가…땅길·뱃길·하늘길 통제 차츰 해소
'태풍 악몽' 동해안 큰 피해 없어…소양강댐은 방류 계획 취소
태풍 스친 강원 곳곳 '생채기'…귀가하고 통제 풀고 '일상으로'(종합2보)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예상보다 이른 6일 오전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가면서 강원도가 큰 피해를 면했다.

상습 침수 또는 산사태가 우려되는 지역 주민 47가구 67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으나 하나둘 귀가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나무가 쓰러지거나 흙더미가 쏟아져 도로를 가로막고, 농작물이 침수되거나 시설물이 파손되는 피해가 잇따랐다.

◇ '화들짝' 대피 주민들 귀가…땅길 등 통제 차츰 해소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삼척 24가구 25명, 강릉 10가구 20명, 횡성 8가구 13명, 인제 3가구 6명, 고성 1가구 2명, 춘천 1가구 1명 등 총 47가구 67명이 대피했다.

이들 중 27가구 38명이 귀가했으며. 20가구 29명은 곧 귀가할 예정이다.

태풍 스친 강원 곳곳 '생채기'…귀가하고 통제 풀고 '일상으로'(종합2보)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홍천, 인제, 화천에서 토사유출 4건이 발생하고, 인제 북면 원통 수로와 관로 등이 유실되는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했다.

사유 시설 피해는 춘천 교동 주택 담장 전도와 고성 벼 쓰러짐(4㏊) 등 2건으로 집계했다.

다만 시군별로 소규모 피해가 잇따른 것으로 파악돼 피해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소방본부는 5∼6일 쓰러진 나무 제거와 도로 침수, 토사 붕괴, 주택 배수 지원 등 태풍 관련 피해 신고 55건을 접수해 안전조치고 7명을 대피시켰다.

태풍이 지나면서 땅길, 뱃길, 하늘길도 통제가 차츰 해소되고 있다.

미시령 옛길 13㎞ 구간은 이날 정오를 기해 통제가 해제됐고, 고성 삼포해안도로 1㎞ 구간도 오후 2시부터 통행이 재개됐다.

고성 거진해안도로 2㎞, 강릉 옥계 금진∼심곡 1.8㎞ 구간과 춘천 남산면 강촌 강변도로 8㎞ 구간, 홍천 남면 용수리 합수 지점 500m 구간 등도 도로 상황에 따라 차례로 통제가 해제될 예정이다.

이날 휴항했던 여객선과 항공기도 다시 운항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설악산을 비롯한 국립공원 4곳은 7일부터 탐방로를 안전한 곳부터 개방할 방침이다.

태풍 스친 강원 곳곳 '생채기'…귀가하고 통제 풀고 '일상으로'(종합2보)
◇ '루사·마이삭' 트라우마에 놀란 가슴 쓸어내린 동해안
2002년 태풍 '루사'로 큰 피해를 본 강릉시는 상습침수구역인 경포 진안상가 일원에 대형 양수기를 설치하는 등 일찌감치 대비 태세에 온 힘을 쏟았다.

김진태 도지사는 3년 전 태풍 '미탁' 때 배수 처리 용량 부족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했던 포남동 배수펌프장을 찾아 대비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으나 다행히 이번에는 피해가 없었다.

재작년 태풍 '마이삭'으로 초토화가 됐던 삼척 임원항 일원은 다행히 이번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보진 않았다.

다만 강풍으로 가로수가 뿌리뽑히고 신호등이 떨어지며 회센터 천막이 찢어지는 등 작은 피해만 눈에 띄었다.

이따금 큰 파도가 테트라포드를 때리며 물거품을 날리긴 했으나 2년 전처럼 방파제를 훌쩍 넘진 못했다.

임원항 전망대 관리인은 "재작년 태풍에 이 동네가 싹 쓸려나간 경험이 있어서 이번 태풍 소식에 많이 긴장했었다"며 "걱정만큼 큰 피해가 없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삼척항에 설치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지진해일 안전 타워도 이틀째 수문을 닫았다.

이 시설이 수문을 닫은 것은 2014년 건립 이래 최초다.

태풍 스친 강원 곳곳 '생채기'…귀가하고 통제 풀고 '일상으로'(종합2보)
◇ 기상특보 대부분 해제…소양강댐 방류 계획 취소
한강의 홍수조절 최후 보루인 춘천 소양강댐은 지난달 집중호우에 이어 또다시 많은 비 소식에 이날 정오께 수문 개방을 예고했으나 태풍이 물러가면서 방류 계획을 취소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댐지사는 "소양강댐 유역의 강우 예보가 변경됨에 따라 수문 방류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태풍 북상에 따라 각 유치원과 학교는 이날 학사 일정을 조정했다.

도내 학교 155개교는 교직원만 출근하고 학생만 등교하지 않는 휴업을 조치했고 127개교는 원격수업을 진행, 252개교는 등교 시간을 조정했다.

나머지 407개교는 정상 수업을 진행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이날 정오까지 누적 강수량은 양구 264㎜, 화천 사내 263㎜, 홍천 팔봉 261.5㎜, 인제 신남 257.5㎜, 춘천 253.7㎜ 등이다.

산간 지역과 동해안은 미시령 294.5㎜, 진부령 272.9㎜, 삼척 궁촌 246.5㎜, 향로봉 238.5㎜, 속초 217.8㎜, 고성 간성 191.5㎜, 북강릉 183.9㎜ 등이다.

태풍이 물러가면서 도내 기상특보는 대부분 해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