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스터빈 오일 유출"…독일 지멘스 "가동 멈출 기술적 이유 안 돼"
미, 러 가스 공급 재개 연기에 "에너지 무기화해 유럽 압박"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가 독일로 연결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 가동 재개를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공급 중단을 결정하자 에너지를 무기 삼아 유럽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 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러시아가 유럽 소비자를 대상으로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것이 놀랍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유럽이 충분한 에너지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해 왔다면서 "이런 노력의 결과로 유럽 가스 저장고는 겨울 난방철까지 완전히 채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런 노력만으로는 충분치 못한 만큼 우리는 유럽의 에너지 상황과 관련한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르트스트림-1 수리 계약사인 독일 지멘스 에너지도 가압용 가스 터빈에서 오일이 누출돼 예정한 시한에 가스 공급을 재개할 수 없게 됐다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 발표에 대해 "가동을 멈출 만한 기술적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지멘스 측은 로이터 통신에 "그러한 누출은 보통 터빈 작동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현장에서 문제를 고칠 수 있다"며 "보수 작업의 범위 내에서 보면 일상적인 절차"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이번과 같은 누출로 가동이 중단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노르트스트림-1 가동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또 다른 터빈이 충분히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미, 러 가스 공급 재개 연기에 "에너지 무기화해 유럽 압박"
앞서 가스프롬은 지난달 31일 오전 4시부터 이달 3일 오전 4시까지 노르트스트림-1 정비를 위해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공지했다.

일부 외신은 러시아가 정비를 마치고 예정대로 가스를 공급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가스프롬은 재개 7시간여 전쯤 손상 탓에 가스 터빈 엔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면서 가스관 가동을 위한 가압 작업을 멈춘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현재 단 1개의 가스관 터빈이 작동 중이고, 예비 부품이 없다"면서 가스 공급 중단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수리차 해외에 맡겼던 가스관 터빈의 반환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6월 중순부터 노르트스트림-1 가스 공급 용량을 40%로 줄였다가 7월 중순 정비 문제를 들어 열흘간 공급을 중단했고, 이후 제공량을 20%까지 축소했다.

다만, 독일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각종 서류를 요구하면서 수리가 끝난 터빈을 일부러 수령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산 가스에 의존해 왔던 유럽은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겨울철에 대비해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전기 소비량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