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결과 인정 안하고 폭력 옹호하는 사람들이 위협"…수위 조절
'트럼프 때리기' 바이든 "모든 지지자가 민주주의 위협은 아냐"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모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가 민주주의에 위협은 아니다"라면서 대야(對野) 공격수위 조절을 시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 구하기 투자 계획'과 관련한 화상 토론을 진행한 뒤 '모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가 나라에 위협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반응했다.

그는 "나는 모든 트럼프 지지자가 나라에 위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폭력 사용을 호소하고 폭력이 사용됐을 때 이를 규탄하지 않고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대신 투·개표 방식을 바꿀 것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민주주의에 위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지지하는 모든 것은 민주주의라는 틀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하고 지지한 사람들은 의사당을 공격하거나 선거 결과를 무효로 하기 위해 투표한 것이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시한 철학에 투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말하는 것은 선거에서 이겼든 졌든 그 결과를 조작하려는 시도에 대해 규탄하지 않고 폭력이 사용됐을 때 이를 인정하고 비판해야 한다는 것 이상은 아니다"라면서 "이 외에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때리기' 바이든 "모든 지지자가 민주주의 위협은 아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독립기념관 앞에서 연설하고 "트럼프와 '마가(MAGA)' 공화당원들은 우리 공화국의 근본을 위협하는 극단주의를 대표한다"고 고강도로 비판했다.

MAGA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의미하는 말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현 공화당과 지지자 등이 이전의 전통적인 공화당과 다른 극우 성향의 정당이라고 보고 '마가', '울트라 마가'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서 비판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메릴랜드주 연설에서도 "트럼프 세력을 뒷받침하는 전체적인 철학은 '준파시즘'(semi-fascism)"이라고 공격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프레임을 이른바 '민주주의 대 파시즘', '민주주의 대 극단주의'의 대결구도로 규정하고 나섰다고 분석했다.

진보 세력의 결집을 도모해 민주당 지지를 공고히 하고 경쟁자인 공화당을 파시스트 또는 극단주의 세력으로 몰아가 온건 보수 또는 중도 성향 유권자를 이탈시키려는 선거전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을 싸잡아 반(反)민주주의 세력으로 몰아붙여 이번 선거를 민주주의와 파시즘의 대결로 이분화할 경우 오히려 선거에서 역풍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과거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언급하면서 '극우 성향의 마가 공화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일반 유권자를 구분한 것도 이런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전날 연설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어느 진영에 있는지 상관없이 민주주의를 위해 뭉칠 것을 미국 국민들에게 호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해병대 군인을 옆에 세우고 왜 선거운동과 같은 정치 연설을 세금으로 했느냐'는 질문에는 "민주주의에 대해 지지를 호소하고 정치 폭력을 배격하며 자유와 권리를 수호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다"라면서 "어느 부분도 정치적인 것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