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병사 월급을 최대 100만원으로 올린다. 0~1세의 아동을 키우는 가구에 월 35만~70만원을 조건 없이 지급하는 ‘부모급여’도 내년부터 새로 도입한다. 모두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에 포함된 내용이다. 정부가 건전재정을 강조하면서도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하는 현금 지원책은 대부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한 모습이다.

기획재정부가 30일 발표한 ‘2023년 예산안’에 따르면 군 복무를 하고 있는 병사의 월급은 병장 기준 올해 67만6100원에서 내년 100만원으로 약 32만원(47.9%) 인상된다. 상병은 같은 기간 61만200원에서 80만원, 일병은 55만2100원에서 68만원, 이병은 51만100원에서 60만원으로 월급이 오른다.

월급과 별도로 정부가 매월 일정 금액을 따로 적립해 전역한 병사에게 한꺼번에 지급하는 ‘사회진출지원금’은 현재 14만원에서 내년 30만원으로 16만원(114%) 인상한다. 월급과 사회진출지원금을 합친 내년도 봉급은 병장 기준 130만원인 셈이다. 정부는 이처럼 병사의 봉급을 인상하는 데 추가적으로 투입되는 예산이 내년에 총 1조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월급과 사회진출지원금을 모두 단계적으로 올려 2025년엔 병장의 봉급을 월 205만원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양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신설되는 부모급여는 우선 내년부터 0세 아이를 키우는 가구엔 70만원, 1세 아이를 키우는 가구엔 35만원 규모로 지급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에 1조3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부모급여 지급액은 2024년엔 0세 아이는 100만원, 1세 아이는 50만원으로 올린다.

정부의 현금성 지원 정책과 별도로 전국의 지방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내년에 중앙정부로부터 조건 없이 받아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지방교부금 예산은 총 152조6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대비 17.3%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교부금과 지방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 구조로 인해 국민의 혈세가 복지 확대 등 꼭 필요한 곳에 쓰이지 못하고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에도 장애물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