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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윤석열 정부 긴축 의지 평가하지만, 대선공약 예산도 칼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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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도 정부 예산안이 모습을 드러냈다. 새 정부가 편성한 첫 예산인 데다 복합적 경제위기가 심화하는 와중의 재정운용 계획이어서 더 주목된다. 전체적으로 지출 증가를 억제하며 건전재정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보인다. 639조원의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본예산과 비교하면 5.2% 늘어난 것이다. 올해 두 차례나 편성된 추가경정예산까지 포함해 계산하면 6% 줄었다. 정부는 이 점을 내세우며 ‘긴축’과 ‘건전재정 기조 확립’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이 논리로 보면 긴축 재정이기는 하다. 다만 내년도에 국회가 어떻게 나오든 적어도 정부 의지로 추경 예산은 짜지 않겠다는 약속 내지는 선언이 있어야 타당한 주장이 된다.

    방대한 내년 예산을 보면 정부 나름대로 쪼개 쓰기에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위기 와중에 더 절실해진 서민·사회적 약자 지원도 그렇고, 미래 투자 예산도 그렇다. 2조9000억원이나 줄어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을 보면 24조원이라고 집계한 지출 구조조정 노력도 평가할 만하다. 5급 이하는 1.7% 올렸지만 4급 이상은 아예 동결한 공무원 보수를 보면 착잡한 심정도 든다. 공무원도 돌아서면 모두 생활인인데 지금 같은 인플레이션 시대에 애로가 적지 않을 것이다. 항목 하나하나 놓고 보면 손대기가 쉽지 않은 게 정부 예산이다. 이렇게라도 공공이 허리띠를 앞서 죄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아쉽고 의문스럽기도 한 것은 이런 와중에 현금살포성 선심 지출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이 대선 공약이다. 구직 단념 청년에게 주는 현금 300만원의 ‘도약준비금’과 이미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청년도약계좌’ 지원 예산이 대표적이다. 2025년까지 병사 월 급여를 205만원으로 올리려는 것도 그렇다. 신생아 부모에게 월 70만원씩 주는 ‘부모급여’도 논란이 될 만하다. 저출산 문제는 효과 검증도 안 된 예산 퍼주기보다 사회적 인식 전환이 더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커지는 상황 아닌가. 기초연금처럼 물가에 연동되는 자동 인상분도 만만찮은 판에 장애수당과 청년자립수당, 한부모 가정과 위기청소년 지원 예산까지 다 늘어난다. 이러니 긴축예산이라는 정부 설명이 빛바래지고, 2026년까지의 건전재정 달성 계획에 대한 의지도 의심될 수밖에 없다.

    공약 구조조정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표시도 잘 안 나는 찔끔찔끔 지출 줄이기보다 “공약이지만 미룬다”는 선언이 국민에게 더 설득력 있게 다가갈 것이다.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서 성장동력을 확보해 대한민국 미래를 준비한다는 차원이라면 다수 국민이 동의할 것이다. 올해 편성 예산만의 과제가 아니다. 공약이고 국정 과제가 됐다고 해도 급변하는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완급·선후·경중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국회 심의에 앞서 구조적 현안과 단·장기 숙제도 많이 확인됐다. 학생이 급감하는데도 늘어나는 교육교부금은 언제까지 바로잡을지 계획이 없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이 시급하다. 내년에 조세부담률이 낮아진다지만 국가채무 비율을 줄이는 목표와 양립은 쉽지 않다. 한두 해 반짝 성과로 끝날 과제도 아니다. 5년 내내 ‘초슈퍼예산’ 편성을 계속했던 문재인 정부의 재정 중독이 일부 정상화됐으나 갈 길은 멀다. 이나마 감축 노력이 정기국회에서 거대 야당에 의해 흔들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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