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972년 아폴로 17호 뒤 50년 만에 재개한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의 첫 로켓 발사가 연기됐다.

29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당초 이날 오전 8시33분(한국시간 오후 9시33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예정됐던 이 프로그램 1단계 로켓 발사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CNN과 AP, 로이터 등 외신은 로켓의 4개 메인 엔진 가운데 하나에서 결함이 확인돼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NASA는 이날 새벽부터 로켓엔진의 연료 시스템에서 누출 문제를 확인하고, 보완 작업을 진행했으나 기상까지 나빠져 예정대로 발사하는 것이 어렵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했다.

냉각된 액체 산소와 수소를 주입하는 과정에 메인 엔진에 결함을 확인했고, 발사를 위해 엔진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연기 결정 직후 인터뷰에서 "상황이 괜찮아지기 전에는 발사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연기는 로켓이 굉장히 복잡한 체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사를 지켜보기 위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을 비롯해 수천 명이 플로리다에 집결했으나 발사 장면을 보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NASA는 이번 발사에서 추진체 중 가장 강력한 추진력을 보유한 대형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에 인간 대신 마네킹을 태운 캡슐 '오리온'을 탑재해 달까지 42일간 왕복 비행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번 비행은 아르테미스 임무의 첫 단계로, 새 우주왕복선을 통해 사람이 달 궤도까지 다녀오는 게 안전한지 알아보려는 것이 첫 비행 시험의 주목적 중 하나다. 이를 위해 실제 우주비행사를 모사해 인체와 유사한 물질로 마네킹을 제작했다.

이 단계가 성공하면 2단계인 2024년 유인 비행, 3단계인 2025년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의 달 착륙이 이어진다.

다음 발사는 이르면 내달 2일, 또는 내달 5일에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발사 연기의 원인과 문제의 심각성 등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