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요구 트램 예산 시의회서 삭감…시의회 요구 도로 예산은 시에서 부동의
시의회 산건위 "도로 예산 증액한 사실 없어…사실과 달라"

강기정 광주시장이 공약사업으로 추진한 트램 설치 사업이 한 박자 쉬어간다.

강기정 광주시장 "트램 예산 삭감 수용…공론 거쳐 재편성"(종합2보)
강 시장은 29일 기자들과 차담회에서 "예산은 시에서 편성하더라도 심의권은 시의회에 있는 만큼 시의회 결정을 존중한다"며 "아무리 좋은 정책, 미래를 위한 씨앗이더라도 시민, 시의회에 충분하게 이해가 닿지 않으면 좋은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 시장이 '씨앗 예산'으로 표현한 트램 설치 용역비(1억원), 일 또는 학업을 잠시 중단하거나 병행하면서 진로와 적성을 찾는 청년 갭이어(2천만원) 예산이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삭감된 데 따른 반응이다.

그는 더 충분한 공론, 공감, 논의를 거쳐 추후에 다시 예산을 편성하겠다며 추진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강 시장은 "지하철 1∼2호선 사각지대인 농성역, 터미널, 야구장을 메우자는 공약을 인수위원회 과정에서 1단계 2.5㎞, 2단계 국가 협의 등으로 구체화했다"며 "지하철과 트램을 혼동해 지하철 만들 돈도 없는데 어떻게 트램을 짓느냐고 지적하기도 해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자는 취지로 편성한 1억원을 깎으면서 의견을 들으라고 하니 모순된다"고 유감도 표했다.

강 시장은 "트랩, 갭이어 예산 삭감은 제 입장에서는 왼팔이 잘려 나가는 느낌이지만 의장, 산업건설위원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등이 공론화가 덜 됐다고 한 만큼 수용하기로 했다"며 "다만 시의회에서 증액한 불요불급한 도로 예산은 수용하기 어려워 동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도로 예산의 경우 국비 매칭, 계속 사업은 편성하되 시의회 상임위에서 새로 요구한 사업은 시급성 등을 고려했을 때 추가경정예산 성격에 맞지 않아 부동의했다고 광주시는 부연했다.

시의회 상임위에서도 결국 관련 예산을 반영하지 않아 이날 이뤄지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에서 논의되지 않는다.

상임위인 산업건설위원회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강 시장의 발언에 대해 "사실과 다른 언론 플레이"라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산건위는 "강 시장이 '충분한 논의와 준비없이 올린 도로예산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으나 상임위에서는 도로 예산을 증액한 사실이 없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상임위에서 예산을 증액한 것처럼 말한 강 시장의 발언은 의회의 예산 심의권을 해하려는 위험한 발상이다"고 주장했다.

산건위는 이어 "의회와 협치하겠다는 시장의 평소 발언과도 상반된다"며 "공약 예산 삭감에 대한 분풀이식 언론플레이를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