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국민대, 현지 한국어 교사 대상 교육연수 진행
"학습 열의 대단…12시간 기차 타고 온 만삭 교사도"
'한국어 교육 쉽고 재밌게'…한국교사들, 우즈벡서 수업법 전파
"저는 원래 러시아 문학을 전공한 러시아어 교사였지만, 한국어를 가르쳤을 때 아이들 사랑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아브두라흐머노바 샤흘로씨는 지난 9일 현지 한국어 교육연수 발표회에서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한국어로 이뤘다며 환하게 웃었다.

교육부는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지원 요청에 따라 국민대학교 한국어문학부를 보조사업자로 선정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타슈켄트 한국교육원에 총 9명의 초중고 교사로 구성된 수업지원단을 파견했다.

약 10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파견 교사들은 현지 한국어 교사 31명을 대상으로 한 교육연수를 통해 자신들만의 수업 노하우를 전해주고 왔다.

지원단은 현지 한국어 교육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사용하는 방식의 수업법을 전수했다.

애니메이션 영상에 교사와 아이들이 직접 한국어 자막을 만들어 녹음해보는 '오디오북' 제작부터 현지 영화 대사나 명언 등을 한국어로 옮겨 엽서를 만드는 수업까지 대부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 위주로 소개했다.

지원단 대표인 통진중학교 국어 교사 김성기(50)씨는 "한국어를 정식으로 공부한 교사와 단기 교육을 받고 한국어로 과목을 바꾼 교사 간 실력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배우고자 하는 열의는 모두 대단했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연수를 받고자 만삭의 몸을 이끌고 12시간 기차를 타고 와 한국 교사들을 놀라게 했다고 김씨는 소개했다.

미성년자 한국어 교육을 목표로 한 현지 파견 교육지원사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케이팝(K-POP)이 큰 인기를 끌면서 어린 학생들의 한국어 학습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한다.

김씨는 "과거에는 한국에서 취업하거나 결혼하려는 우즈베키스탄 성인들 사이에서 한국어가 유행했으나 2018∼2019년께부터는 BTS·블랙핑크 등 케이팝에 매료된 어린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이미 한국어가 중·고등학교 정규 교과로 채택돼있다.

현지 교육부가 2015∼2017년 한국교육원과 공동으로 개발한 한국어 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지정해 활용하고 있다.

이번 수업지원단 파견사업 책임자인 국민대 이동은 교수는 "교사 파견과 같은 국제 교육 교류를 통해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맞게 한국어 분야에서의 교육·연구 역량을 높이고 이를 지속해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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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