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정책연구소 보고서…"수업 디지털환경 따라서도 차이"
"가정 형편에 따라 중·고교생 '디지털 문해력'에 격차"
정부가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해 정보 교육을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중·고등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문해력)가 가정 경제상황에 따라 격차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김유리 연구위원과 이건 인터넷꿈희망터 기획실장은 서울 중·고교생 1만3천141명을 조사해 'Z세대 서울학생의 디지털리터러시와 학교환경과의 관계' 보고서를 내놓았다.

디지털 리터러시란 디지털 매체를 통해 정보를 이해, 판별, 분석, 활용할 수 있는 역량으로, 연구진은 창의융합과 온라인 협업, 미디어 비판능력, 미디어 활용능력을 조사했다.

가정 경제수준은 응답 학생의 주관적 인식에 따라 상·중·하로 나눴다.

그 결과, 가정경제 '상' 그룹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3.26점(1점 전혀 아니다, 4점 매우 그렇다)으로 가장 높고, '중' 그룹은 3.11점, '하' 그룹은 3.07점 순이었다.

전체 평균은 3.14점이다.

"가정 형편에 따라 중·고교생 '디지털 문해력'에 격차"
항목별로 전체 그룹의 평균은 미디어 활용능력(3.28), 미디어 비판능력(3.22), 온라인 협업(3.08), 창의융합(2.97) 순이었는데, 이들 4가지 항목에서 모두 가정 형편이 좋을수록 점수가 높았다.

이들 항목을 구성하는 여러 문항 중 대부분에서도 같은 응답률 차이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나는 컴퓨터나 인터넷상의 다양한 학습자료(인터넷 강의, 유튜브·TED 동영상, 웹문서 등)를 활용하여 학습할 수 있다'는 문항에 가정형편 상·중·하 그룹의 94%, 92.2%, 87.5%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온라인 토론에 참여하여 여러 사람들과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문항은 각각 69.8%, 61.8%, 61.2%였고, '나는 미디어에 나타난 주장과 근거가 합리적인지 판단한다' 문항은 89.7%, 87%, 83%였다.

연구진은 "취약계층 학생의 디지털리터러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뿐 아니라 학교 밖에서의 교육적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며 "교육복지사업 등 관련 정책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지원을 강화하고, 지역사회기관에 대한 환경조성·교육과정 개발 등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 학교에서 공부할 때 전자 학습자료나 수업 영상 자료를 이용하면 공부가 잘되는지 묻는 문항에 24.6%는 '매우 잘됨', 56.4%는 '잘됨', 15%는 '안됨', 4%는 '전혀 안됨'이라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 절반 이상이 자신이 속한 학교환경을 디지털 기반 교육환경으로 인식하며 수업에서도 디지털 기반 수업과 정보통신기술(ICT) 활용이 이뤄진다는 응답률이 높았지만, 학교·담당 교사 간 환경에는 격차가 있었다.

학교의 디지털 기반 교육 환경이 좋을수록, 교사의 디지털 관련 수업이나 ICT 활용 횟수가 많을수록, 학교의 디지털 기기 학습도구가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느낄수록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평균 점수가 높았다.

디지털 관련 수업 횟수가 높은 집단의 디지털 리터러시는 3.26점, 평균인 집단은 3.15점, 낮은 집단은 2.98점이다.

또 디지털 도구가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3.18점, 안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2.96점이었다.

"가정 형편에 따라 중·고교생 '디지털 문해력'에 격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