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터: 사라지게 해드립니다·너를 찾아서
[신간] 햄닛
▲ 햄닛 = 매기 오패럴 지음. 홍한별 옮김.
아일랜드계 영국인 소설가 매기 오패럴의 장편소설이다.

2000년 3월 영미권 출간 후 여성문학상·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고, 영미권 27개 매체에서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작품은 1596년 1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셰익스피어의 아들 햄닛에 대한 허구의 이야기다.

실제 셰익스피어에게 햄닛과 주디스라는 쌍둥이 남매가 있었고, 햄닛은 11살에 죽는다.

4년 뒤 셰익스피어는 비극 '햄릿'을 발표했다.

소설은 햄닛이 집안을 황급히 뛰어다니며 어른들을 찾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청년 셰익스피어와 가족들, 셰익스피어와 그의 아내 애그니스의 만남, 애그니스의 신비로운 능력, 결혼과 출산, 역병과 죽음 등을 그린다.

소설의 중심인물은 애그니스다.

그는 인간의 미래를 읽고 자연과 교감하며 치유의 능력을 지녀 마을의 치료자 역할을 한다.

셰익스피어와 결혼해 배우자이자 양육자가 된 후에는 더 큰 통찰력과 포용력을 발휘한다.

애그니스는 명민하게 판단하고, 인간적 따뜻함을 발휘하며, 우직하게 자신의 삶을 이끌어나간다.

아들의 죽음에 따른 상실감으로 무너지는 모습부터 자신을 두고 런던으로 떠난 남편이 만들었다는 연극에서 아들의 이름을 듣는 순간까지 애그니스의 감정 변화가 밀도 있게 펼쳐진다.

문학동네. 500쪽. 1만6천500원.
[신간] 햄닛
▲ 딜리터: 사라지게 해드립니다 = 김중혁 지음.
소설가 김중혁이 이 세상에서 한 번쯤 사라지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판타지 소설이다.

저마다 이유는 다르지만 우리는 살면서 가끔 누구도 자신을 찾지 못하기를 간절히 상상하고 희망한다.

딜리터는 바로 그런 사람들의 소망을 실현해주는 존재다.

베스트셀러 소설가 강치우는 지인이 반년째 실종 상태가 되자 경찰에 참고인으로 소환된다.

형사는 그가 지나치게 태연하며, 최근 발표한 소설이 실종자의 삶과 흡사하다는 이유로 강치우를 의심한다.

사실 강치우는 백만 명 중 한 명꼴로 태어나는 딜리터다.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까지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강치우는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었던 사람들의 의뢰를 받아 이들을 돕고, 그 대가로 의뢰인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를 소설로 쓴다.

하지만 소설가 및 딜리터로서 승승장구하던 강치우는 간절히 되찾고 싶은 게 생기고, 자신이 딜리팅한 것이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는지 알고 싶어진다.

강치우는 세계를 구성하는 레이어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전설 속의 존재 '픽토르'와 이 여정을 함께 떠나고자 한다.

자이언트북스. 296쪽. 1만5천900원.
[신간] 햄닛
▲ 너를 찾아서 = 박산호 지음.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 주연 영화 '툼스톤' 원작 소설 '무덤으로 향하다' 번역을 시작으로 번역가로 데뷔해 다수의 스릴러 명작을 20년 가까이 국내에 소개한 저자의 첫 장편소설이다.

어느 날 클래식 연주회에서 연주를 듣다가 세차게 쏟아지는 비를 하염없이 맞고 있는 한 남자의 이미지가 문득 떠올랐다는 박산호는 '그 남자의 이야기를 써 보고 싶다'는 호기심으로 소설 집필에 나섰다고 한다.

소설가 전건우의 피드백을 받아 가면서 초고를 거듭 고친 끝에 작품을 완성했다.

자살한 엄마와 난봉꾼 아비 밑에서 자란 선우는 박복한 팔자를 타고난 아이로 비쳤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아버지는 선우를 자식이 아니라 자신의 체면을 지켜줄 트로피처럼 취급한다.

그러던 중 선우 앞집에 아랑이 갓난아이를 데리고 이사를 온다.

선우는 다정하면서도 강단 있고 자유로워 보이는 아랑의 묘한 분위기에 끌린다.

하지만 아랑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선우는 작별의 고통에 시달리며 10년 넘게 아랑을 찾아 헤맨다.

역시 10년이 넘도록 아랑의 행방을 찾는 또 다른 이들과 선우가 얽히며 감춰진 비밀이 모습을 드러낸다.

더라인북스. 396쪽. 1만5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