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합동조사단 "실제 균열 폭 0.2㎜ 이하…허용 기준 이내"
대형크레인 가설 작업 중 균열 발생…내구성 강화 위해 11월까지 보수
"성산대교, 부실시공으로 바닥판 균열…안전에는 이상없어"(종합)
서울 성산대교에서 발견된 바닥판 균열은 시공 과정에서 문제로 발생했으나 안전성과 내구성에는 이상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성산대교 안전성 검증 합동조사단'은 24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는 성산대교 성능개선공사 과정에서 교체한 남·북단 접속교의 새 바닥판에서 균열이 발견되자 외부 전문가 6명으로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올해 4∼6월 정밀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표면에 드러난 균열은 0.4∼0.6㎜였으나 실제 균열 폭은 0.2㎜ 이하로, 국가건설기준에 따른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의 허용 균열폭 0.3㎜를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은 균열이 가장 심한 남·북단 구간을 선정해 바닥판 하부 균열부에 0.001㎜ 단위로 측정 가능한 정밀계측기를 설치하고, 균열부에 색상 있는 에폭시(열경화성 플라스틱 재료)를 주입해 시료를 채취하는 방식으로 균열폭을 정밀 측정했다.

또한 도로 통행이 허용되는 최대 하중인 총중량 40t의 덤프트럭 2대를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교량이 무게나 힘을 견디는 정도를 조사하는 재하시험도 벌였다.

시험 결과 최대 통행 하중의 트럭이 지나가도 안전성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조사단은 전했다.

조사단은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안전성과 내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시공 과정에는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균열이 간 바닥판은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부어 만드는 기존 방식이 아닌 프리캐스트 공법으로 설치됐다.

프리캐스트 공법은 공장에서 제작된 콘크리트 바닥판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기존 콘크리트 타설 방식보다 공사 기간이 짧다.

해당 균열은 공사 중 통행차선 확보를 위해 임시로 설치된 대형 바닥판 위에서 대형크레인이 새로 설치할 바닥판을 옮기다 하중이 가중돼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시로 설치된 바닥판에서 작업을 하다보니 불규칙한 들뜸이 발생해 균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조사단 위원장인 김상효 연세대 명예교수는 "(임시 설치가 아닌) 교체가 완료된 바닥판 위에서 크레인이 작업한 구간은 균열이 전혀 안 생겼다"며 "정상적 시공을 했으면 없었을 균열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산대교, 부실시공으로 바닥판 균열…안전에는 이상없어"(종합)
조사단은 또한 바닥판 교체 후 기존 도장(페인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균열 부위가 손상돼 표면 균열폭이 실제보다 더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기존 도장을 제거할 때 소형 쇠구슬(강재볼)을 강한 압축공기를 이용해 분사하는데 이때 표면이 손상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바닥판에 보호막을 완전히 설치하고 작업을 했어야 했는데 부주의했다"고 평가했다.

시공 과정에 대해 김 교수는 "말하자면 부실시공"이라며 "다행히 발생한 균열이 구조적 손상을 주는 게 아니라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통상적으로 생길 수 있는 균열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미 작년 4월 자체 안전점검에서 바닥판 균열을 확인했으나 올해 3월까지 진행된 정밀안전진단 결과 구조안전성에 이상이 없다는 이유로 별다른 보수 작업을 벌이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교수는 "공사비를 절감하고 교통 통제를 최소화하려다보니 생긴 문제"라며 "시공 당시 생긴 균열 외에 추가로 생긴 균열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산대교, 부실시공으로 바닥판 균열…안전에는 이상없어"(종합)
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산대교의 장기적인 사용성 확보와 내구성 향상을 위해 균열 부분에 대한 전면 보수를 지난달 시작해 올해 11월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또한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바닥판과 지지 거더(바닥판이 설치되는 보) 사이 결합 부족에 대해서도 보완 공사를 벌인다.

바닥판과 거더 사이를 결합해주는 몰탈충진재가 부족한 부분은 우선 보수한 상태이며, 전체 구간에 대한 정밀 조사와 충진 보완 공사를 11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충진재 부족은 현장 인부들의 부주의로 발생한 것으로 조사단은 파악했다.

김 교수는 "현재 잔여 공사의 시공 과정을 다시 살펴보고 있으며, 설계를 다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1980년 건설된 성산대교는 연장 1천455m, 폭 27m로 내부순환도로(마포구 망원동)와 서부간선도로(영등포구 양평동)를 잇는 다리다.

서울시는 노후한 성산대교 안전을 위해 2017년부터 성능개선공사를 3단계에 걸쳐 벌여왔다.

1단계 북단에 이어 작년 3월 2단계 남단 바닥판 교체 공사를 완료했고, 현재 본교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