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년 4개월 만에 1,340원 돌파
환율 급등에 코스피 1.21%·코스닥 2.25% 하락 마감(종합)
코스피가 22일 1% 넘게 하락해 2,460대로 내려왔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19포인트(1.21%) 내린 2,462.50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 3일(2,461.45) 이후 최저치다.

또 이날 낙폭은 지난달 6일(-2.13%) 이후 한달 반 만에 가장 컸다.

지수는 전장보다 25.31포인트(1.02%) 내린 2,467.38에 출발한 뒤 하락해 한때 2,457.08까지 밀리기도 했다.

오전 중 낙폭을 일부 만회하는 듯했으나 오후 들어 원/달러 환율이 1,340원을 돌파하자 주식시장은 재차 하방 압력을 받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9원 오른 1,339.8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13년 4개월 만에 1,330원을 돌파해 개장한 뒤 1,340원선까지 넘어섰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70%에서 3.65%로 0.0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자 원/달러 환율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다만 환율 부담에도 외국인의 수급 이탈은 제한적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천168억원, 개인은 1천314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기관이 홀로 2천378억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경계감도 시장을 짓눌렀다.

지난주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의지가 재확인되고, 연준 위원들도 잇따라 매파적(통화긴축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은 후퇴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9월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지난 주말 "물가상승률을 2% 목표로 되돌리는 데 전념하면서 이를 위해 무슨 일이든 다 할 것"이라고 언급해 긴축 의지를 강조했다.

유럽의 물가 상승 압력 고조와 이에 따른 경기 불안도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모습이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 위원들의 공격적 발언이 이어지며 달러 강세가 확대됐고, 중국의 실물 경제 지표가 예상을 크게 하회하자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를 인하한 점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비달러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약화할 수밖에 없어 한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장중 5거래일 만에 '5만 전자'로 밀려났던 삼성전자는 1.48% 내린 6만원에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1.01%), SK하이닉스(-1.24%), 삼성바이오로직스(-1.96%), LG화학(-0.16%), 삼성SDI(-2.91%), 현대차(-0.53%) 등 시총 상위권 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다.

금리 인상 경계감에 대표적 성장주인 네이버(-1.01%)와 카카오(-2.22%)도 1∼2%대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쏘카는 공모가(2만8천원)를 밑도는 2만6천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른 종목 수는 127개, 내린 종목 수는 771개였다.

공격적 금리 인상 우려가 이어지면서 코스닥시장은 더 큰 하방 압력을 받았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8.30포인트(2.25%) 내린 795.8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 8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달 28일(798.32) 이후 약 한 달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7.27포인트(0.89%) 내린 806.90에 개장해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이 1천853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1천504억원, 42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시총 상위 20개 종목이 모두 하락 마감했다.

엘앤에프(-3.25%), 카카오게임즈(-3.43%), 셀트리온제약(-2.20%), 알테오젠(-2.79%), 에코프로(-2.16%), 천보(-3.20%) 등이 특히 많이 내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6조70억원,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5조7천억원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