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집단에너지 열병합발전 확대해야
중국 남북조 시대 북주에 총명하고 용맹해 겨룰 상대가 없을 정도의 명궁인 장손성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가 돌궐에 사신으로 갔을 때 왕 섭도는 그에게 활 솜씨를 보여달라고 청했다. 그가 쏜 화살은 수리 두 마리를 동시에 꿰뚫어 버렸다. 이를 일컬어 일전쌍조(一箭雙雕)라 한다. 단 한 번의 조치로 두 가지를 얻는다는 뜻으로 일거양득, 일석이조와 같은 말이다.

집단에너지 열병합발전을 보고 있노라면 일전쌍조란 말이 절로 떠오른다. 열병합발전은 하나의 발전소에서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기에 보일러와 발전소에서 각각 생산할 때에 비해 매우 효율적이다.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에너지의 효율적 활용이 생존 전략으로 부각됐기에, 공기업인 한국지역난방공사 주도로 열병합발전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후 SK, GS그룹의 대기업도 포함해 30여 개 기업이 집단에너지 열병합발전에 진입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를 포함한 3개 열병합발전 사업자의 2020년 실적을 분석해 보았더니 에너지 사용 절감률은 30%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도 줄었는데 그 절감률은 52.5∼56.7%에 이르렀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3%에 달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열병합발전 도입은 정말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게다가 열병합발전의 대기오염 저감효과는 77.5∼91.0%에 이른다. 특히 미세먼지의 원인 물질인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배출을 크게 줄인다. 그 이유는 화석연료 중 비교적 청정한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를 다량 배출하는 노후 보일러와 달리 최신 첨단 오염저감장치를 갖추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집단에너지 열병합발전을 확대하려 애쓰고 있다. 독일은 2000년 열병합발전법을 제정해 전기요금의 0.9%를 기금으로 징수한 뒤 지원하고 있다. 미국도 공공시설 규제정책법을 제정해 전력판매 사업자가 열병합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의무 구매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요컨대 열병합발전은 에너지 절약, 온실가스 감축, 대기오염 개선, 사회적 갈등 예방이라는 장점을 가진 에너지원으로 일전쌍조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와중에 에너지 안보 위기에 직면한 에너지 부족 국가 입장에서 집단에너지 열병합발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 것이다. 따라서 국회에 계류 중인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통해 열병합발전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