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 연구진이 반도체 미세 공정 원천기술로 활용될 수 있는 표면 분자 흡착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아주대 연구팀 "반도체 미세공정 위한 분자 흡착 메커니즘 규명"
이번 연구는 현재 반도체 양산에 적용되고 있는 공정 기술 중 하나인 '원자층 증착법'의 세부 메커니즘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원자층 증착법이란 반도체의 실리콘 웨이퍼 같은 평평한 물질 표면에 매우 얇은 원자를 한 층씩 입혀 박막을 형성하는 방법이다.

이 같은 원자들이 결합해 만들어지는 분자의 표면 흡착 반응과 관련한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다면 고품질의 박막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원자층 증착 공정과 관련해 원자층 표면의 화학 반응성이 높을수록 반응이 잘 일어나 박막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분자의 크기가 클수록 주변의 반응기(표면에 흡착돼 화학 결합을 이루고 있는 수산화기)를 가려 성장이 느려진다는 가설이 학계에서 통용돼왔다.

오일권 아주대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해당 가설을 뒷받침하는 분자의 표면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증착 공정에 사용되는 원료인 전구체(화학 반응에 참여하는 물질) 연구 등을 통해 분자의 반응성이 큰 Al(CH3)3 분자는 여러 단계를 거쳐 표면과 반응하며, 이 과정에서 박막의 성장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규명했다.

해당 분자가 여러 단계에 걸쳐 표면과 반응하면서 전구체 외곽에 있는 분자인 리간드의 수가 적어지고 표면에 남는 분자의 크기도 작아져 박막의 성장률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반면, 반응성이 낮은 AlCl3 분자와 크기가 상대적으로 큰 Al(C2H5)3 분자는 리간드의 크기 및 표면과의 반응 현상 등으로 인해 증착 공정에 사용될 경우 박막의 성장률을 늦춘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를 진행한 오 교수는 "표면 분자 반응 조절의 메커니즘을 밝혀낸 이번 연구 결과는 반도체 소자 제작 시 박막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공정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 분야 학술지인 미국 화학회지 'JACS(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지난달 6일 출간됐다.

아주대 연구팀 "반도체 미세공정 위한 분자 흡착 메커니즘 규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