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6일 장중 한때 1310원대로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원70전 오른 1308원10전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로 돌아선 건 지난 10일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개장하자마자 9원60전 치솟은 131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화 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한 것은 중국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퍼지면서 위안화 약세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날 중국이 발표한 7월 산업생산과 소비판매 증가 폭이 예상치를 밑돌았고,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에 영향을 주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깜짝’ 인하하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1% 넘게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원화 가치는 위안화 가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성장동력 둔화가 뚜렷해짐에 따라 중국과 상호 경제 의존도가 높은 원화의 약세로 이어졌다”며 “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도 중국발 수요 침체 우려에 일제히 하락했다”고 전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9월물 가격은 전날 3.57% 급락한 배럴당 88.34달러를 기록했다. WTI가 배럴당 80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월 10일(89.88달러) 이후 6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5일(1326원10전) 13년 만에 1320원대를 돌파한 뒤 보합세를 보여왔다. 최근에는 물가 정점론이 퍼지면서 내림세를 나타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