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양천구 CBS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CBS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앵커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양천구 CBS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CBS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앵커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직격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라디오 방송 출연을 시작으로 여론전에 시동을 걸었다. 당 윤리위원회 징계 이후 38일 만의 언론 인터뷰다. 당 안팎에서 이 대표를 향한 날 선 비판이 쏟아졌지만 이 대표는 방송 출연 등을 통한 여론전을 이어가기로 했다. 당의 내홍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핵관, 가처분 인용 시 창당 시도”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방송에 나와 윤 대통령과 윤핵관들을 향한 공격을 이어갔다. 그는 기자회견 당시 언급한 ‘이 XX 저 XX’ 발언과 관련해 “소위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들이 저를 때리기 위해 들어오는 지령 비슷한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윤핵관들이 창당 등 정계 개편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처분이 인용되면 누가(윤핵관) 창당하려는 것 같다”며 “‘나는 너무 잘하고 있는데, 당이 안 좋아서 지지율이 안 나온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은 ‘당을 갈아야만 지지율이 오른다’는 본말이 전도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했다.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선 100점 만점에 25점이라는 박한 평가를 내렸다. 이 대표는 “지난주 갤럽 (여론조사) 수치”라며 “25보다 더 마음 아픈 것은 호남에서의 9% 그리고 젊은 세대, 30~40대에서의 13%, 11% 이런 숫자”라며 “60대도 돌아서고 70대에서 40% 나와서 버티는 게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 기자회견이 윤 대통령과의 결별 선언이냐는 질문에는 “결별 선언할 것 같으면은 이렇게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왜 그런 욕을 먹었는지도 생각해봤으면’이라고 한 것과 관련해선 “수준 낮은 이야기”라며 “예를 들어 학교에서 왕따 피해자가 있을 때 가장 안 좋은 게 ‘왕따당하는 데도 이유가 있었을 것’과 같은 말”이라고 일축했다. 자신을 향해 쏟아진 비판에도 뜻을 굽히지 않고 정면 돌파를 예고한 것이다.

李 잇단 공세에 여권 ‘부글부글’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 시장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더 이상 이준석 신드롬은 없다”며 “정권 교체가 된 지금은 모두가 합심해 윤 정권이 안정되고 잘하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게 민심과 당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1년 전 상황으로 착각하고 막말을 쏟아내면서 떼를 쓰는 모습은 보기에 참 딱하다”고 꼬집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라디오방송에 나와 이 대표의 기자회견을 두고 “실질적으로 내부 총질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양두구육’ ‘삼성가노’ 등의 말은 자신의 도덕적 수준을 의심케 하는 발언이고 윤 대통령을 ‘개고기’로 해석할 소지가 있다. 도를 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친이준석계’ 인사들 사이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를 조직해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제가 ‘이XX 저XX’라고 들었어도 당연히 기분 나빴을 것 같지만, (이 대표가) 굳이 그런 얘기까지 할 필요가 있었겠느냐”며 “본인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너무 솔직하게 얘기한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안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민생 안정이란 사명 앞에 각개의 의견과 고집을 버려야 한다”며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것이 내부의 분열”이라고 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