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바디텍메드가 인도에 공장 세우는 이유는
면역진단 업체인 바디텍메드가 인도 델리 인근 자자르 지역에 신규 생산공장을 건설한다고 12일 발표했다. 바디텍메드 자체적으로는 미국(이뮤노스틱스)과 중국(광서법인)에 이어 세 번째 해외 생산설비다.

바디텍메드는 총 50억원을 투입해 인도 생산공장을 지어 이르면 내년 상반기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내 진단업체가 인도에 생산공장을 확보하는 건 에스디바이오센서에 이어 두 번째로 알려졌다.

바디텍메드 관계자는 "갑상샘자극호르몬(TSH), 헤모글로빈(HbA1c) 등을 측정하는 제품과 현지 대리점에서 요청하는 제품군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디텍메드가 인도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생산성 확보다. 바디텍메드는 작년 1577억원 매출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100억원 가량이 인도에서 발생했다.

국내 춘천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드는 중간 유통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바디텍메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곧바로 현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미 총 42개종에 대한 판매 허가를 확보한 상태다. 바디텍메드는 판매 제품군을 확대해 2030년에는 인도 매출 규모를 10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 공장을 서남아시아 시장 공략의 전진 기지로 삼겠다"고 했다.

인도에서 직접 사업할 수 있는 현지 정책 여건도 마련됐다고 판단했다. 여기에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인도의 신뢰가 낮아진 영향이 있다.

인도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초 중국산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를 들여왔지만, 성능 문제 등으로 주문을 대거 취소하는 일을 겪었다.

이 때문에 초기 방역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바디텍메드 관계자는 "중국산 제품이 인도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면서 한국산 제품이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했다.

인도 정부가 해외 기업 유치에 적극적인 것도 바디텍메드가 현지 생산 공장 건설에 나선 배경 중 하나다.

인도는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 취임 이후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과 통관 강화 조치를 취하며 생산설비 유치 정책을 펴고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 때문에 다국적 진단회사들도 저가 공세에 나서는 등 경쟁이 치열한 만큼 현지 생산 체제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성장성도 크다. 인도 현지 시장조사기관인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인도의 체외진단시장 규모는 2021년부터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7.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6년 시장 규모는 2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바디텍메드도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5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