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성대전통시장서 군인·경찰 등 280여명 복구 '구슬땀
"덕분에 가게 문 열었어요"…폐허된 시장에 줄 잇는 도움의 손길
12일 오전 뜨거운 햇볕이 오랜만에 내리쬐기 시작한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성대전통시장.
폭우로 침수된 도로와 건물이 조금씩 마르기 시작하자 복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의 손발도 덩달아 바빠지기 시작했다.

다음 주 예보된 폭우가 다시 오기 전까지 조금이라도 복구를 하려는 마음에 봉사자들은 옷이 흙 범벅이 되도록 몸을 사리지 않았다.

폭우로 아수라장이 된 한 만화카페에서는 52사단 소속 장병들이 목장갑을 끼고 부서진 문짝과 합판 등을 옮기는 등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이틀째 대민지원을 나왔다는 조모(21) 상병은 "침수된 곳을 찾아가 도와주고 있는데 와서 보니 폭우로 인한 피해가 정말 크다.

남 일 같지 않다"며 "어려운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게 군인으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힘차게 말했다.

인근 지하주차장에서는 서울경찰청 3기동단 36기동대 소속 경찰관 30여명이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와 악취 속에서도 묵묵히 청소하고 있었다.

김민섭 순경은 "주민들이 폭우로 큰 피해를 본 만큼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다시 예보된 비 소식에는 "부디 추가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언제라도 도움이 필요하다면 와서 도울 것"이라고 했다.

상도3동 주민센터에 따르면 이날 복구 현장에는 군인 100여명, 재향군인회 100여명, 경찰 30여명, 민간 봉사자 50여명이 투입됐다.

현장에서는 복구 작업을 위한 장비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주민센터 관계자는 "군인들이 오니까 일손 상황은 좀 나아졌는데 장비가 너무 부족하다"며 "무엇보다 트럭이 부족하다.

쓰레기를 담아 적하장까지 다녀오려면 40분씩 걸리니까 시간이 너무 뜬다"고 토로했다.

"덕분에 가게 문 열었어요"…폐허된 시장에 줄 잇는 도움의 손길
그럼에도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시장은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는 듯했다.

가게 주변은 여전히 각종 잔해물로 어수선했지만, 상인들은 이따금 찾아오는 손님을 맞으며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야채를 파는 박철상(71) 씨는 "주변 상인들이 장사를 다시 시작하고 있고 슬슬 안정을 찾아가는 것 같다"며 "어제까지만 해도 길거리에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어서 지나다니기도 어려운 수준이었는데 이제 거의 정리됐다"고 말했다.

정육점 주변을 청소하던 송봉규(51) 씨는 "일주일 가까이 장사를 못 하다가 오늘부터 다시 장사를 시작했다"며 "건물 지하에 가게가 있는 분들은 아직일 것"이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동작구에 40년째 사는 정계열(70) 씨는 "장병들이 없었으면 침수 쓰레기를 못 치웠을 것"이라며 "노인들과 여자들만 살고 있는데 냉장고처럼 무거운 물건을 어떻게 들었겠나.

너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