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연결 기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2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12일 공시했다. 매출은 62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5% 증가했고 순이익은 1187억원으로 25.85% 늘었다.지역별 매출은 △한국 4088억원 △아시아 1446억원 △북미 및 유럽 399억원이다. 북미 및 유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전분기 대비 7% 증가했다. 로열티 매출은 360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및 로열티는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했다.모바일 게임 매출이 4752억원, PC 온라인 게임 매출이 959억원으로 집계됐다.모바일 게임별로는 리니지W가 2236억원, 리니지M이 1412억원, 리니지2M이 962억원, 블레이드&소울이 142억원 등이었다. PC 온라인 게임별로는 길드워2 272억원, 리니지 257억원, 리니지2 226억원, 아이온 142억원, 블레이드&소울 6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특히 리니지M은 5주년 업데이트 효과로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이 22% 증가했고 길드워2 는지난 2월 출시한 3번째 확장팩 매출이 본격 반영돼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70% 뛰었다.전체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 직전 분기 대비 7% 감소한 5063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매출변동비 및 기타 비용은 2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5% 증가했으며 인건비는 2066억원으로 11.1% 늘었다.마케팅 비용은 599억원으로 사업 활동 강화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7.8%, 직전 분기 대비 44% 올랐다.엔씨소프트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게임 '쓰론 앤 리버티'(TL)을 비롯해 배틀로얄 게임 '프로젝트R',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 '프로젝트M', 수집형 RPG 게임 'BSS'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대형 신작(新作) 유무에 게임업체들의 희비가 갈렸다. 최근 2분기 실적을 내놓은 넥슨과 카카오게임즈는 코로나19 특수 종료, 인건비 증가 등의 장애물을 ‘신작 흥행’으로 넘었다. 신작 출시가 지연된 대다수 업체는 기대 이하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업계에선 게임업체들이 신작 게임을 차례로 출시하며 실적 끌어올리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1일 네오위즈, 넷마블, 컴투스,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의 게임업체가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이들 기업은 시장 기대치인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이하의 영업이익을 내놨다. 넷마블은 영업적자 347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의 영업이익은 1623억원으로 컨센서스(1669억원)를 밑돌았다. 야구 게임으로 유명한 컴투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37억7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6% 급감했다. 컨센서스 69억4000만원에 크게 못 미쳤다.네오위즈의 영업이익은 59억1000만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했지만 컨센서스인 69억4000만원을 밑도는 수치다. 펄어비스는 영업손실 42억900만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12일 실적을 내놓는 엔씨소프트에 대해서도 “영업이익이 컨센서스(1419억원)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게임사들의 실적 부진은 코로나19에 따른 게임 특수 종료, 개발자 채용 경쟁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등의 영향이 크다. 예컨대 컴투스는 2분기 인건비가 전년 동기 대비 50.5% 증가했다. 역대 최대 매출(1934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이 급감한 배경이다. 펄어비스의 적자는 임직원 스톡그랜트(자사주 프로그램)를 포함한 상여금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상반기에 이렇다 할 대형 신작이 없었다는 점도 이날 실적을 공개한 게임업체들의 공통점이다. 신규 고객을 유치할 만한 ‘한 방’이 부족했다는 얘기다.카카오게임즈는 신작 오딘, 우마무스메를 앞세워 역대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3399억원)을 기록했고 넥슨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발판으로 가장 많은 2분기 매출(8175억원)을 올렸다.하반기부터는 게임업체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다수 게임사가 신작 출시와 글로벌 서비스 확대를 준비하고 있어서다. 컴투스는 오는 16일 기대작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의 국내 서비스를 시작으로 실적 성장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오는 11월에는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넷마블은 하반기에 신작 6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TL’을 이르면 연내 선보인다. 크래프톤 역시 하반기에 출시될 신작의 글로벌 마케팅 확대에 주력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종목 집중탐구리니지 과금·구조 답습 피로감에오랜 이용자 떠나가…마케팅비로 메워4분기 발표될 TL은 리니지 답습 말아야엔씨소프트는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장세를 이끈 종목 중 하나입니다. 2020년 3월 이후 지난 8일까지 개인투자자가 산 엔씨소프트 주식만 무려 1조7528억원어치(순매수 9위)죠. 그러나 한때 100만원 문턱까지 올랐던 엔씨소프트 주가는 1년 반 동안 하락에 하락을 거듭해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상황입니다.엔씨소프트에는 희망이 있을까요? 그동안의 엔씨소프트의 문제는 무엇이었는지, 또 그 문제점은 앞으로 해결될지에 초점을 두고 마켓PRO가 분석해봤습니다. 엔씨 돈으로 쌓아올린 엔씨 매출엔씨소프트의 시계열을 2017년까지 넓혀 보겠습니다. 그해 6월 '리니지M'이 출시된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연초 25만원 전후에 머물던 주가가 계속 올라갑니다. 3분기 '리니지M'의 성과가 실적으로 증명되자 연말엔 45만원 전후까지 주가가 오르죠. 2017년 3분기 엔씨소프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273억원, 3278억원으로 전년 대비 234%, 403%나 급증했습니다. '역시 리니지는 성공 공식'이라는 인식이 회사와 투자자 뇌리에 각인된 계기입니다.이 공식이 산산조각이 나기 시작한 건 2020년 무렵입니다. 2019년 11월 말 출시한 '리니지2M'을 기점으로 리니지식 과금 구조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용자가 부쩍 늘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리니지M을 즐기면서 맞닥뜨리는 모든 과금 요소를 리니지2M 플레이어들은 오픈 시점부터 맞닥뜨려야만 했습니다. 심지어 뽑기 확률도 낮아 1000만원을 써도 무과금 상태에 머무를 수도 있었습니다. 다만 2020년엔 코로나19 이후 증시에 어마어마한 유동성이 풀렸고, 과거 리니지M의 성공을 답습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2020년 초 50만원에서 2021년 초 100만원을 돌파합니다.하지만 주가가 오르는 순간에도 엔씨소프트엔 부정적인 요소가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게 마케팅비의 증가입니다. 엔씨소프트의 기업설명회(IR) 자료를 보면 2019년만 해도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비율은 분기 평균 약 5%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2021년엔 10%대로 껑충 뛰더니 2021년 4분기엔 15.6%까지 상승합니다. 2021년 5월 발표한 '트릭스터M', 같은 해 8월 발표한 '블레이드&소울2'가 모두 무리한 과금 구조를 가져가면서 유저를 끌어들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겁니다. 엔씨소프트는 유명 이용자들에게 마케팅비를 집행해 과금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해줬고, 이용자들은 그 돈으로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올려줬습니다. 엔씨소프트의 돈으로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던 셈입니다. 리니지의 오랜 팬들은 2021년 엔씨소프트의 무리한 과금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트럭시위에 나서기도 했었죠.증권가에선 엔씨소프트의 연간 매출이 2019년 1조7012억원에서 2021년 2조3088억원으로 35.7% 늘었음에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4790억원에서 3752억원으로 도리어 21.7% 줄어든 원인 중 하나로 마케팅비 증가를 꼽습니다.한 펀드매니저는 "리니지M은 기술력이 좋은 게임도 아니었는데 무리한 과금정책으로 실적이 찍히자 엔씨소프트 측에선 기술력보다는 과금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며 "이 과정에서 게임개발자들이 이탈하며 기술력이 약화되고 이용자들도 지쳐 떨어져 갔지만 당장 실적에 드러나지 않아 엔씨소프트는 경영방침을 수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TL은 과연 '더 리니지'에서 벗어날까엔씨소프트 주주들이 기다리는 건 올 4분기 발표될 '프로젝트 TL'의 성공입니다. 지난 8일 엔씨소프트와 아마존이 'TL'의 글로벌 사업 협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6%대 급등 마감하기도 했습니다. TL은 스팀을 통해 서구권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으로, 아마존은 서구권 마케팅을 맡을 것이라 전해지고 있습니다.시장에선 TL이 기존 리니지의 방식과 과금 구조를 또다시 답습할 것인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블레이드&소울2'와 '트릭스터M'의 실패는 리니지의 방식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 단적인 예이기 때문입니다. 불길한 것은 TL이 '더 리니지', 즉 리니지의 후속작으로 출발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엔씨소프트는 개발 과정에서 난항을 겪으며 신규 IP로 바꾸긴 했습니다. 다만 '트릭스터M'도 IP 자체는 신규였지만 과금 모델 등이 리니지를 쏙 빼닮았던 탓에 실패로 돌아갔었다는 사실은 기대감의 발목을 잡습니다.강석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북미/유럽 지역에서도 파이널판타지나 로스크아크 등 오랫동안 사랑받는 MMORPG들이 존재하나 적어도 엔씨소프트 같은 과금구조(BM)는 아니다"라며 "지금은 엔씨소프트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성과 창의성이 존재함을 증명해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엔씨소프트 프로필(8월9일 종가 기준)현재 주가: 41만2000원PER(12개월 포워드): 15.31배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6242억원(전년 대비 66.36%)목표주가: 96만4375(6개월전)→52만9474만원(현재)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