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제 절도행각' 간 큰 20대 도둑, 경찰·피해자 협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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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침입해 훔칠 물건을 미리 사진만 찍어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린 뒤, 구매의향자가 나타나면 그제야 물건을 훔친 20대가 경찰과 피해자의 협업으로 붙잡혔다.
지난 6일 광주 북구의 한 교회 부목사는 교회 예배실에서 200만원 상당의 공기청정기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즉각 112에 신고해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과 강력팀이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은 안경을 착용한 긴 머리의 용의자 인상착의를 확인하고 수사에 나섰다.
용의자의 신원 파악에 착수함과 동시에 피해품을 되팔거라는 추정에 경찰과 피해자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를 모조리 뒤졌다.
그 결과 도난당한 공기청정기가 중고거래된 사실을 확인했다.
용의자는 다른 교회 물품도 팔겠다는 글을 물품 사진과 함께 여러 개 더 올렸는데, 그중 상당수는 도난당하지 않고 교회에 남아있었다.

훔친 물건을 따로 보관하기 번거롭고 처분 가능성도 알 수 없으니, 교회에 침입해 물품들의 사진만 찍고 빠져나온 뒤 사진을 보고 구매를 희망하는 이가 나타나면 다시 침입해 훔치는 수법이었다.
간 큰 20대의 범행은 피해자와 경찰의 협업으로 마침표를 찍게 됐다.
경찰은 중고거래 사이트를 눈여겨보며 용의자의 동태를 파악했고, 피해자인 교회 측은 범인이 다시 올 것이라는 경찰의 조언에 밤낮으로 예배실을 눈여겨봤다.
이윽고 지난 9일 낮 12시께 절도범 A(26)씨는 다시 교회 나타났다.
인터넷에서 중고 스피커를 사겠다는 이가 나타나자, 교회에서 300만원 상당의 스피커를 훔쳐 힘겹게 어깨에 들쳐메고 나오던 A씨는 이를 발견한 교회 측의 신고와 경찰의 신속한 출동으로 현행범 체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7월부터 9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해당 교회에 침입해 600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A씨에 대해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A씨는 1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