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한중회담…韓 "칩4 국익기초 판단" 中 "적절판단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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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발전에 사드 걸림돌 돼선 안돼" 공감…대만 문제도 간략 언급
소인수 회담 100분, 확대회담 100분, 만찬 100분 진행…예정보다 2시간 길어져 박진 외교부 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미국이 추진하는 반도체 공급망 대화(이른바 '칩4' 또는 '팹4') 참여에 대해 '전적으로 국익에 기초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9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 지모고성군란호텔에서 개최된 왕 위원과의 소인수회담에서 "반도체 분야 공급망 협력을 위해서 최근 우리 국내 관계부처간 긴밀한 검토를 거쳐 (칩4) 예비회담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을 통보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박 장관은 이런 한국 측의 최근 결정은 순수하게 우리의 국익에 따라 판단한 것으로서 어떤 특정국가를 배제하거나 겨냥한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유사한 문제 등과 관련해 무엇보다도 국익에 기초해 판단을 결정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명확히 천명했다"고 전했다.
왕 위원은 중국으로서는 최근 미국의 관련 움직임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국익에 기초해서 판단할 것이라는 한국의 설명을 경청했다며 앞으로도 이런 문제와 관련해 한국측이 적절하게 판단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두 장관은 한중간 촘촘히 연결된 공급망이 양국 국민의 일상생활과 기업의 활동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대화를 강화해 나가자는 데도 공감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기존에 유지해온 점검회의, 국장급·차관급 회의가 있는데 이를 더 자주 개최하는 등으로 공급망 관련 대화를 집중적으로 갖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도 회담에서 거론됐다.
두 장관 모두 각자의 사드 관련 입장을 깊이 있게 개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향후 한중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에 명확하게 공감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한국이 현재 마련 중인 대북협상 로드맵인 '담대한 계획' 요지와 현재 준비 상황을 중국 측과 공유했다.
박 장관은 북한의 지속적 도발과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최고위급의 핵선제 사용가능성 언급 등 전례없이 심각한 위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중국에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 중단과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을 기대한다며, 이런 맥락에서 "아직 대면 직접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한중 북핵수석대표들 간의 대면 회의가 조속하게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점도 피력했다.
왕 위원은 앞으로도 중국은 할 수 있는 건설적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며 평화 안정, 비핵화란 공동의 목표의식을 갖고 있는 만큼 소통해 나가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왕 위원은 북미관계에 대해 미국 측이 보여왔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 아쉬움을 밝히기도 하는 등 기존 입장도 반복했다.
최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방문으로 미중간 첨예한 이슈가 된 대만 문제는 소인수 회담 이후 진행된 확대회담 말미에 잠깐 거론됐다.
박 장관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는 입장에 변화가 없고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왕 부장은 한국이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을 계속 표명하는 것에 감사하다면서 '최근 미국의 행태'에 대해 간략히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이후 여전히 위축돼 있는 중국 내 한국 문화콘텐츠 수출 재개 필요성도 강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문화콘텐츠 교류가 양국민, 특히 젊은 세대가 마음의 거리를 좁힐 가장 빠르고 효과적 방법임을 강조하고 영화, 방송, 게임, 음악 등 분야의 교류를 대폭 확대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문화콘텐츠 교류가 "과거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위축된 상황"이라며 적극적 조치를 요구했다.
왕 위원이 지난해 이래로 한국 영화 10편, 한국 드라마 10편이 중국에 수입되거나 방송되고 있고 게임도 판호 4개가 추가로 발급됐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중국도 노력하고 있다고 하자 박 장관은 '더 노력해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콘텐츠 교류와 관련, 박 장관과 왕 부장은 가수 보아와 중국 가수 류위신이 함께 나오는 뮤직비디오를 확대회담 중에 함께 보기도 했다.
이 영상은 보아의 곡 '베터'(Better) 중국어 버전 뮤직비디오인데 두 가수가 각각 퍼포먼스를 촬영한 뒤 첨단기술을 통해 마치 함께 찍은 것처럼 합성했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편리한 시기에 시진핑 주석님의 방한을 기대한다"고 했는데, 왕 부장은 양국 정상을 포함한 고위급 소통 중요성에 대해 적극 공감한다면서 향후 이를 위해 긴밀히 조율해 나가자고 답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측도 시 주석 방한에 대한 한국 측 초청을 중시하고 있다, 향후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적시 방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소통해 나가자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또 올해 하반기 조속한 시일 내에 양국 외교·국방당국의 차관급 '2+2' 외교안보대화를 서울에서 대면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이날 회담은 소인수 회담이 100분, 확대회담이 100분간 각각 진행됐고 이후 다시 100분간의 만찬으로 이어졌다.
한중 외교장관이 총 5시간여의 '마라톤 회동'을 한 것으로 당초 소인수 회담과 확대회담, 만찬이 각 1시간씩 예상됐던 것에 비하면 대폭 길어졌다.
/연합뉴스
소인수 회담 100분, 확대회담 100분, 만찬 100분 진행…예정보다 2시간 길어져 박진 외교부 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미국이 추진하는 반도체 공급망 대화(이른바 '칩4' 또는 '팹4') 참여에 대해 '전적으로 국익에 기초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9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 지모고성군란호텔에서 개최된 왕 위원과의 소인수회담에서 "반도체 분야 공급망 협력을 위해서 최근 우리 국내 관계부처간 긴밀한 검토를 거쳐 (칩4) 예비회담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을 통보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박 장관은 이런 한국 측의 최근 결정은 순수하게 우리의 국익에 따라 판단한 것으로서 어떤 특정국가를 배제하거나 겨냥한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유사한 문제 등과 관련해 무엇보다도 국익에 기초해 판단을 결정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명확히 천명했다"고 전했다.
왕 위원은 중국으로서는 최근 미국의 관련 움직임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국익에 기초해서 판단할 것이라는 한국의 설명을 경청했다며 앞으로도 이런 문제와 관련해 한국측이 적절하게 판단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두 장관은 한중간 촘촘히 연결된 공급망이 양국 국민의 일상생활과 기업의 활동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대화를 강화해 나가자는 데도 공감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기존에 유지해온 점검회의, 국장급·차관급 회의가 있는데 이를 더 자주 개최하는 등으로 공급망 관련 대화를 집중적으로 갖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도 회담에서 거론됐다.
두 장관 모두 각자의 사드 관련 입장을 깊이 있게 개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향후 한중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에 명확하게 공감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한국이 현재 마련 중인 대북협상 로드맵인 '담대한 계획' 요지와 현재 준비 상황을 중국 측과 공유했다.
박 장관은 북한의 지속적 도발과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최고위급의 핵선제 사용가능성 언급 등 전례없이 심각한 위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중국에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 중단과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을 기대한다며, 이런 맥락에서 "아직 대면 직접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한중 북핵수석대표들 간의 대면 회의가 조속하게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점도 피력했다.
왕 위원은 앞으로도 중국은 할 수 있는 건설적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며 평화 안정, 비핵화란 공동의 목표의식을 갖고 있는 만큼 소통해 나가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왕 위원은 북미관계에 대해 미국 측이 보여왔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 아쉬움을 밝히기도 하는 등 기존 입장도 반복했다.
최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방문으로 미중간 첨예한 이슈가 된 대만 문제는 소인수 회담 이후 진행된 확대회담 말미에 잠깐 거론됐다.
박 장관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는 입장에 변화가 없고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왕 부장은 한국이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을 계속 표명하는 것에 감사하다면서 '최근 미국의 행태'에 대해 간략히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이후 여전히 위축돼 있는 중국 내 한국 문화콘텐츠 수출 재개 필요성도 강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문화콘텐츠 교류가 양국민, 특히 젊은 세대가 마음의 거리를 좁힐 가장 빠르고 효과적 방법임을 강조하고 영화, 방송, 게임, 음악 등 분야의 교류를 대폭 확대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문화콘텐츠 교류가 "과거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위축된 상황"이라며 적극적 조치를 요구했다.
왕 위원이 지난해 이래로 한국 영화 10편, 한국 드라마 10편이 중국에 수입되거나 방송되고 있고 게임도 판호 4개가 추가로 발급됐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중국도 노력하고 있다고 하자 박 장관은 '더 노력해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콘텐츠 교류와 관련, 박 장관과 왕 부장은 가수 보아와 중국 가수 류위신이 함께 나오는 뮤직비디오를 확대회담 중에 함께 보기도 했다.
이 영상은 보아의 곡 '베터'(Better) 중국어 버전 뮤직비디오인데 두 가수가 각각 퍼포먼스를 촬영한 뒤 첨단기술을 통해 마치 함께 찍은 것처럼 합성했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편리한 시기에 시진핑 주석님의 방한을 기대한다"고 했는데, 왕 부장은 양국 정상을 포함한 고위급 소통 중요성에 대해 적극 공감한다면서 향후 이를 위해 긴밀히 조율해 나가자고 답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측도 시 주석 방한에 대한 한국 측 초청을 중시하고 있다, 향후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적시 방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소통해 나가자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또 올해 하반기 조속한 시일 내에 양국 외교·국방당국의 차관급 '2+2' 외교안보대화를 서울에서 대면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이날 회담은 소인수 회담이 100분, 확대회담이 100분간 각각 진행됐고 이후 다시 100분간의 만찬으로 이어졌다.
한중 외교장관이 총 5시간여의 '마라톤 회동'을 한 것으로 당초 소인수 회담과 확대회담, 만찬이 각 1시간씩 예상됐던 것에 비하면 대폭 길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