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물품 30%가량 뚝…온라인으로 모금 나서기도
"여름철 식사 대용으로 드리던 미숫가루·누룽지도 못 나눠드려"
치솟는 물가에 복지관 후원 줄어…"복날 삼계탕 대접도 어려워"
"이번 말복에는 어르신들 삼계탕 한 그릇도 대접해드리기 힘들 것 같아요.

"
9일 오전 대구 서구제일종합사회복지관 식당.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지난 6월 다시 문을 연 복지관 식당은 무료 급식을 이용하는 어르신들로 가득했다.

지팡이를 짚거나 허리가 굽은 연로한 분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최근 치솟는 물가에 후원이 줄어들면서 사회복지관의 걱정도 커졌다.

권한희 사회복지사는 "올해만 벌써 20명 넘게 후원을 중단하셨다"면서 "전화로 사유를 여쭤보면 대부분 물가가 올라서 힘들다고 하신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매년 삼복 때마다 어르신들께 드리던 삼계탕을 올해는 형편상 초복에만 대접해드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치솟는 물가에 복지관 후원 줄어…"복날 삼계탕 대접도 어려워"
이 복지관에는 최근 여름용품이나 식료품 등과 같은 각종 후원품도 줄어들고 있다.

복지관은 매년 여름철마다 폭염 취약계층에 선풍기나 냉풍기 등의 여름용품을 지원했지만, 올해는 이조차도 녹록지 않다.

권 복지사는 "체감상 후원 물품이 작년보다 30%가량 줄어든 것 같다"며 "원래 여름철 식사 대용으로 드리던 미숫가루나 누룽지도 제대로 나눠주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주에 어르신들께 나눠드릴 예정인 폭염 키트도 온라인 후원 모금을 통해 마련했다"고 토로했다.

대구에는 이 복지관처럼 후원금이 줄어들어 고민이 깊어지는 곳이 많다.

북구의 한 복지관 관계자는 "급식재료를 살 후원금이 갈수록 빠듯해지고 있다"며 "올해는 형편이 어려워 처음으로 온라인 모금을 통해 급식재료를 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구의 복지관 관계자도 "후원금액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해 30% 줄어들었다"며 "후원금이 줄어들어 전보다는 복지관 운영이 덜 풍성해졌다"고 설명했다.

복지관을 찾아오는 어르신들은 후원이 줄어도 고맙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점심을 먹으러 온 최모(85)씨는 "우리같이 혼자 사는 사람들은 삼계탕 해먹기 힘들다"며 "올해는 복지관에서 한 번밖에 못 먹었지만 그래도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