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온 구백슬라

<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오늘의 키워드는 '돌아온 구백슬라'입니다.

<기자>

네. 지난해 1,000달러를 훌쩍 넘던 테슬라 주가가 올해 들어 600달러 대까지 급락했죠.

하지만 현지시간 2일 다시 900달러 고지를 밟았고,

3일인 간밤에도 전날보다 2.27% 상승한 922.19달러에 마감하며

이른바 '구백슬라'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구백슬라'를 넘어 '천슬라'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는데,

오늘은 테슬라 얘기를 해 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상승세가 꺾일 것이다, 이런 전망도 있었잖아요.

<기자>

네. 이번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죠.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테슬라에게는 독이 될 거라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당장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중국의 CATL이 북미 공장을 설립하는 투자 계획 발표를

오는 9월에서 10월로 보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이 공장에서 테슬라를 비롯해 포드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던 터라,

향후 배터리 공급 문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상황이죠.

여기에 아시다시피 테슬라는 상하이 공장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매출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나오기 때문에 리스크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테슬라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테슬라가 액면분할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현지시간 4일, 그러니까 우리로 따지면 내일 새벽에

주주총회를 열고 액면분할을 포함한 주요 의제를 다루는데요.

3대 1 비율이 될 전망인데, 테슬라가 액면분할에 나서는 것은 2020년 8월 이후 약 2년 만입니다.

<앵커>

액면분할을 하면 주가가 뛰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가 달라지지는 않지만,

주가에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이기 때문에

액면분할은 통상 주가에 긍정적인 재료로 평가되죠.

여기에 주식을 쪼개서 주당 가격을 낮추기 때문에 더 많은 투자자가 유입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테슬라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기대감이 큰데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 주식을 보유한 기관 투자자 비중은 44%에 불과한데,

다른 빅테크, 예컨대 알파벳은 85% 주식을 기관이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실제 액면분할로 주가가 뛴 사례가 있나요?

<기자>

네, 바로 테슬라가 그 사례죠.

앞서 테슬라가 2020년 8월에 액면분할을 단행했다고 말씀 드렸는데,

당시 발표 이후부터 실제 분할 때까지 주가가 81% 뛰었습니다,

과거 액면분할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도 테슬라의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액면분할에 나선 S&P500 기업들의 1년 간 주가 상승률은 25.4%인데,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인 9.1%를 크게 웃돕니다.

이번 액면분할로 테슬라가 다우지수에 편입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다우지수는 30개 종목의 주당 가격에 가중치를 부여해 지수를 산출하기 때문에,

주가가 높을수록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죠.

따라서 주가 자체가 높은 종목은 이 지수에 편입되기 어렵습니다.

액면분할로 테슬라의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 다우지수 편입 가능성도 커지는 건데,

이렇게 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의 기계적 매수가 들어오기 때문에 호재입니다.

<앵커>

액면분할만 한다고 전부 오르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테슬라에게는 액면분할 이외에도 주가를 띄울 동력이 많이 있습니다.

이번 주 미 상원에서 투표에 부쳐질 '전기차 보조금 및 친환경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한 법안'이 있는데,

최대 수혜자로 테슬라가 꼽히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는데요.

이 법안은 전기차 한 대당 최대 1만 2,500달러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업체별 지원 한도를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종전까지는 20만대까지 적용돼 그 이상을 생산하는 테슬라에게는 혜택이 없었죠.

최근 무섭게 치솟았던 유가 역시 테슬라에게 호재인데요.

유가 상승으로 자동차 연료비 부담이 적은 전기차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인데,

최근 테슬라의 중고차 가격이 급등했다는 소식 역시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테슬라는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표하고 있죠?

<기자>

테슬라가 공급망 위기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가격을 인상하면서,

올해 2분기에는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죠.

말씀하신 것처럼 테슬라는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는데,

상하이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미국 오스틴과 독일 베를린 공장의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머스크 CEO가 직접 "올해 전기차 판매량을 전년 대비 50% 이상 늘릴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고요.

<앵커>

월가에서는 테슬라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금융정보업체 팁랭크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31명 가운데 18명이

테슬라를 매수하라는 투자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중립은 6명, 그리고 팔라는 매도 의견은 7명이었고요.

구체적으로 "앞으로 테슬라의 실적 전망이 밝다"고 보는 월가의 시각이 있는데,

퓨처펀드액티브ETF(FFND)의 개리 블랙 공동 창업주는 테슬라 목표 주가를 1,400달러에서 1,600달러로 높였습니다.

테슬라의 내년 주당순이익(EPS)이 26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판단 때문인데,

이는 현재 월가의 전망치인 17달러 수준을 크게 상회합니다.

<앵커>

반대로 테슬라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나요?

<기자>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현재의 절반 수준인 424달러로 잡은 씨티그룹입니다.

투자 의견도 당연히 '매도'로 평가하고 있고요.

씨티그룹은 "테슬라의 현재 시가총액을 달성했던 다른 기업들에 비해 매출액이 현저히 낮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테슬라와 비슷한 규모의 기업들이 분기 평균 25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반면

테슬라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69억 달러에 그쳤죠.

또 "테슬라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평균 가격 대비 고가다"며

"특히 고가 모델로 꼽히는 모델Y의 인도량을 늘리고 있다.

다가오는 경기 침체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곧 있을 액면분할을 포함해 테슬라에게 다양한 호재가 남아있지만,

경기 침체 등 거시경제 환경이 불안한 만큼 신중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
'구백슬라' 복귀한 테슬라…액면분할 이후에도 오를까? [GO W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