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제조업체인 루시드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기차 제조업체인 루시드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인 루시드가 시장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올초 내놨던 생산량 전망치도 대폭 줄였다. 잇단 악재에 루시드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13% 가까이 빠졌다.

루시드는 지난 2분기 매출이 9730만달러(약 1276억원)를 기록했다고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이 내놨던 매출 추정치(1억4750만달러)보다 34% 적은 수치다. 영업손실은 2억2000만달러(약 2885억원)로 전년 동기(2억6100만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2분기 차량 인도량은 1분기(360대)보다 319대 늘어난 679대로 집계됐다. 이날 발표한 판매 예약 건수(3만7000건)의 2%에 불과하다.

루시드는 1회 충전으로 800㎞ 주행이 가능한 고급형 전기 세단인 ‘루시드에어’를 출시해 테슬라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루시드에어의 대당 가격은 최고 16만9000달러(약 2억21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올초 불거진 반도체 공급난을 해결하지 못한 가운데 유리와 카펫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산 차질이 심화했다.

이날 루시드는 올해 차량 생산량을 6000~7000대로 전망했다. 연초 내놨던 목표치(2만 대)의 3분의 1에 그친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5월엔 1만2000~1만4000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피터 롤린슨 루시드 최고경영자(CEO)는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류 관련 인력과 조직을 재구성하고 회사가 직접 물류 운영을 맡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생산 부진 소식에 투자자는 대거 이탈했다. 이날 루시드 주가는 장중 전일 대비 4.21%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실적을 발표한 뒤 시간외거래에서 12.62% 하락한 17.97달러를 기록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