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희 단장 "'원더보이' 시작으로 올해 창작 신작 3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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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원더보이'는 베스트셀러 작가 김연수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1980년대 억압적인 사회상을 배경으로 의문의 초능력을 갖게 된 소년의 성장기가 판타지와 리얼리즘을 오가며 펼쳐진다.
4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연습실에서 공개한 '원더보이' 연습 장면을 보니 김연수 소설 특유의 유려한 문체와 상징적인 소재들을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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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대신 초능력을 갖게 된 정훈은 80년대 국가 폭력을 상징하는 권 대령이 운영하는 '재능개발연구소'에서 그 능력을 이용당한다.
그는 자신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형 강토를 만나면서 재능개발연구소에서 탈출하고,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엄마를 찾아 방황한다.
작품은 화려한 초능력이 펼쳐지는 전반부가 아닌 정훈의 초능력이 점점 흐려져 마침내 사라지고 마는 후반부에 클라이맥스를 맞는다.
마지막 곡인 '우주의 모든 기억이 운행을 멈췄던 순간을 기억하며'에서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손을 잡고 합창하며 우주의 수많은 별처럼 많고 평범한 사람들이 모두 특별한 존재임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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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 역을 함께 맡은 김범준은 "정훈의 순수함을 그리기 위해 내 안의 순수함을 끌어내고 있다"고 했다.
정훈의 성장을 이끄는 존재인 강토는 원래 여자로 태어났지만 약혼자의 죽음 이후 남자로 살고 있는 의문의 인물이다.
숨겨진 정체가 작품 마지막에 드러나는 강토 역에는 서울시뮤지컬단 단원 이혜란과 배우 박란주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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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보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과거 서울예술단에서 김연수의 소설 '꾿빠이 이상'을 창작가무극으로 제작한 경험이 있다.
김 단장은 "김연수 작가는 '꾿빠이 이상'을 보고 무대에서 작품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보고 되레 영감을 받는다고 말할 만큼 본인 작품이 공연으로 만들어지는 데 관심이 많은 분"이라며 "이번 뮤지컬을 만들면서도 각색할 때 유의할 점을 물었는데 본인의 영향이 미치는 게 싫다며 무대로 와서 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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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단장은 "서울시를 대표하는 시립 뮤지컬단으로서 창작 뮤지컬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원더보이'와 같이 소설을 각색하거나 젊은 창작자, 배우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