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협상을 통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언급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역겹다"며 평가절하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영상 연설을 통해 "유럽의 주요국 전직 지도자가 자신들의 가치에 반하는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를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니 역겹다"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러시아가 협상 원한다는 슈뢰더 인터뷰에 "역겹다"
전날 슈뢰더 전 총리는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가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고 왔으며 러시아와 협상을 통해 천천히 종전에 이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우크라이나 곡물 수송 합의가 종전 협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제시하며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를, 러시아는 돈바스를 포기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거론했다.

슈뢰더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한다고 밝히면서도 푸틴 대통령과는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트위터에서 슈뢰더를 '러시아 궁중의 대변인'이라고 칭하고 "곡물 수송에 대해 합의가 됐다고 해서 이것이 더 큰 협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러시아가 대화를 원한다면 공은 러시아가 쥐고 있다.

먼저 공격을 중단하고 병력을 철수하라. 그러면 건설적인 대화가 가능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와 남부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벌이며 북동부 지역에도 폭격을 가하고 있다.

전쟁 초기 속도전으로 수도 키이우 점령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러시아는 현재 돈바스 완전 점령을 시도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