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SK온 포스코케미칼 등 K배터리업체와 LIG넥스원 한화 등 방산업체들이 최고급 인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회사가 급성장하고 있는 데다 국내외 수주가 잇따르면서 성장 전망도 밝기 때문이다. 업계 내에선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쟁탈전 양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LG엔솔·SK온, 올해 1000명 이상 채용

全직원 20% 한 번에 뽑는 K배터리·방산기업
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2차전지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은 전 직무에 걸쳐 세 자릿수 규모의 경력직을 공개 채용 중이다. 서류 접수 기간은 오는 5일까지로 모집 분야 직군은 △연구개발 △안전 △생산·기술·품질 △경영지원 등이다. 이번 채용 합격자는 다음달부터 출근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번 채용 인원까지 합쳐 올해 총 350명가량 뽑을 계획이다. 지난해 말 임직원(2025명)의 17.2%에 달하는 규모다. 인력을 대거 늘리는 것은 회사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것과 맞물려 있다. 이 회사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으로 552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55.1% 증가한 것은 물론 시장 추정치(330억원)도 크게 웃돌았다.

일감도 넘쳐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올해만 미국 1위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에 2차전지용 양극재 21조8000억원어치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작년 매출(1조9895억원)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全직원 20% 한 번에 뽑는 K배터리·방산기업
SK온도 대규모 경력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17일까지 서류 신청을 받아 최근 서류전형 합격 여부를 통보했다. 이 회사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1512명이다. 올 들어 매달 100명 이상씩 경력직으로 뽑으면서 현재 22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만 최소 1000명 이상 채용할 계획이다.

각 업체가 치열한 채용전을 펼치는 가운데 SK온은 우수한 복지제도를 앞세워 인재 확보에 나섰다. 이 회사는 매달 직원들에게 교통비 20만원, 통신비 6만원, 개인연금 2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 연 1%대 금리로 최대 2억원 규모를 대출해 준다. 본인과 직계가족 의료비 지원액은 최대 1억원이다. 구내식당의 중식과 저녁도 모두 무상 지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경력 공채 방식을 폐지하고 그룹 채용사이트 ‘LG커리어스’를 통해 수시 채용에 나섰다. 올해 1000명 이상의 인력을 채용해 직원 수가 1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회사 임직원은 지난해 말 9564명으로 2020년 말(7524명)보다 2040명가량 늘었다. 연봉을 최근 2년 새 21%나 올리는 등 처우도 개선했다.

600명 채용하는 LIG넥스원

올 들어 대박 계약을 따낸 K방산기업도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와 35억달러(약 4조5700억원) 규모의 지대공미사일 천궁Ⅱ 수출 계약을 맺은 LIG넥스원은 올해 6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작년 말 이 회사 전체 직원(3263명)의 2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올해 초 400명의 인력을 채용한 이 회사는 지난달부터 진행하고 있는 전형으로 추가로 200명을 뽑을 계획이다.

한화그룹 방산 부문도 인력 확보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폴란드와 K9 자주포 648문의 수출 계약을 체결한 한화디펜스는 물론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방산 부문 인력을 선발하기 위한 수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폴란드와 FA-50 경공격기 48대 수출계약을 맺은 한국항공우주(KAI)도 연내 80~90명의 인력을 뽑기로 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