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구현모 KT 대표. /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KT가 시가총액 10조원을 넘겼다. 2013년 6월 이후 9년2개월만이다.

KT는 1일 증권시장에서 주당 주가 3만83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대비 1.59% 오른 가격이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0조136억원이다.

KT 주가는 올해 26.36%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7.93%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단순히 통신기업이라 약세장에서 ‘방어주’ 효과를 본 게 아니다. KT는 통신3사 중 홀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들어 SK텔레콤 주가는 6.29%, LG유플러스는 8.4% 내렸다.

기존 주력인 통신사업에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전환(DX) 등 유망 신사업을 대거 더한 ‘디지털플랫폼 기업(디지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구현모 KT 대표가 2020년 취임 이후부터 디지코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대부분이 잘 갖춰놓은 통신 인프라 위에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을 활용해 새 서비스를 접목하는 구조다.

올 들어선 이 전략이 실적 잭팟을 냈다. KT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6266억원)은 전년동기 대비 41.1% 급증해 분기 기준으로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AI컨택센터, AI로봇 등을 비롯한 AI 신사업 분야는 전년 대비 성장세가 40.7%에 달했다. KT의 디지코·기업간거래(B2B) 사업 매출 비중은 서비스 매출의 41%가량을 차지한다. KT는 이를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근엔 미디어콘텐츠 사업도 본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KT의 미디어콘텐츠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가 투자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대박을 냈다.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지난달 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TV 프로그램 부문 세계 3위를 기록했다.

KT는 “5G 가입자 50%를 달성하는 등 유·무선 통신서비스 호조, 안정적인 배당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 확대 등도 주가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KT는 지난 3년간 연속으로 배당금을 올렸다. 지난 3월엔 전년대비 41.5% 늘어난 주당 1910원을 배당금으로 확정했다. 시가배당률은 5.9%, 배당금 총액은 약 4500억원이다.
KT, 시총 10조 찍었다…2013년 이후 9년만
증권사들이 최근 한달여간 제시한 KT 목표 주가는 4만4000~5만원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KT 목표주가로 4만6000원을 제시했다. 그간 성장세를 유지하는 와중에 최근 콘텐츠 사업까지 부각 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KT는 오는 10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