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레바논 '빵 대란'
'중동의 파리'로 불렸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한 빵집에 29일(현지시간)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습니다.

정부 보조금이 투입돼 싼 가격에 공급되는 둥글고 넓적한 빵을 구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입니다.

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빵을 구하려는 레바논 주민들과 시리아 난민들 간에 주먹다짐도 벌어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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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의 전체 곡물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가져오던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밀과 보리 같은 곡물 가격의 고공행진과 수급 불안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사상 최악의 경제난으로 화폐가치가 90% 이상 폭락하면서 외화가 바닥난 레바논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우려는 종종 빵 사재기 대란을 부추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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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대란은 밀가루 수급이 불안할때마다 벌어지지만, 최근에는 점점 더 빈번하게 벌어지고 길어지고 있습니다.

레바논 의회가 지난 26일 밀 수입을 위한 1억5천만 달러(약 2천억 원)의 세계은행(WB) 차관 사용을 승인했지만 이번 주 내내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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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주인들은 정부의 보조금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정부는 시리아 난민들이 본국에 보내거나 암시장에서 거래하는 데 필요 이상의 밀가루와 빵을 사들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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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레바논 곳곳에서 시리아 난민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자 유엔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레바논에 거주중인 시리아 난민은 최대 150만명.
이 때문에 인구 670만 명의 레바논은 전세계에서 인구 대비 수용 난민 수(인구 4명당 1명꼴)가 가장 많은 국가로 꼽힙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레바논 트리폴리 항구에서는 시리아 국적 화물선에 실려 입항한 밀가루와 보리를 두고 논란도 벌어졌습니다.

[월드&포토] 레바논 '빵 대란'
[월드&포토] 레바논 '빵 대란'
시리아 국적의 화물선 '라오디게아'호가 지난 27일 북부 트리폴리 항에 1만t의 밀가루와 보리를 싣고 입항했는데 현지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이 밀가루와 보리가 전쟁 중 자국에서 약탈당한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한 겁니다.

문제의 밀가루와 보리를 거래하는 튀르키예 회사는 이런 주장을 부인했지만 이 선박에 실린 곡물과 밀가루는 논란 속에 아직 발이 묶인 상태입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