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설에 대한 중국의 경고 수위가 심상치 않다.
국가의 최고 지도자, 국방부, 외교부, 관영매체, 대중과 밀접한 포털 사이트 등이 두루 참여한 '국가총동원 태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는 표현을 썼다.
작년 11월 양 정상의 영상 회담 때도 썼고,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불장난'에 비유한 것인지도 불분명하지만 펠로시 문제가 대만과 관련한 최대 현안인 만큼 무관할 수 없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국방부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때 미국을 겨냥해서 썼던 "좌시하지 않겠다"는 표현을 사용했고, 외교부는 "마지노선에 도전하면 결연히 반격할 것"이라거나 "중국인은 한다면 한다"는 등의 경고 메시지를 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29일 열린 중국 한 싱크탱크의 포럼에서 "우리가 (대만 방문을) 경고하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는 말이 자주 언급됐다고 전했다.
이 문장은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때 인민일보가 사용한 표현이라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중국 포털 바이두의 첫 화면엔 30일 오전 한때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찾았을 때 중국군이 취할 수 있는 대응 시나리오를 소개한 글이 주요 이슈 항목에 포함됐다.
대표적 관변 언론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전날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중국 군용기를 대만 상공에 투입하는 방안에서부터 펠로시 의장이 탄 항공기를 향한 경고탄 발사, 심지어 '미사일 발사 권한'까지 거론했다.
이 정도면 중국이 펠로시 방문 앞에 '마지노선'을 친 상황이라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대응의 수위는 알 수 없지만 중국 내부에서 이 정도로 강경 대응을 예고한 터에 펠로시 의장이 실제 대만행을 강행하면 중국이 '행동'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과 마주한 중국 푸젠성의 핑탄해사국이 대만 북부와 120여 km 떨어진 수역에서 30일 오전 실탄 사격 훈련을 한다며 항행 금지 구역을 전날 선포한 것도 경고성 무력시위로 읽힌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미중 전략경쟁이 군사적 충돌 위험이 상존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갈지를 가를 시금석으로 보는 분위기다.
미국 대통령 유고시 권한 승계 서열 2위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묵인하면 미국·대만의 당국 간 왕래와 대만 독립세력의 과감한 행보가 둑 터진 듯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국의 판단으로 보인다.
결국 중국 지도부로선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연장이 결정될 가을 당 대회를 앞두고 국내 정치적으로도 이 사안에 승부수를 던진 듯한 모습이다.
펠로시가 대만에 가지 않으면 강경 외교를 통해 미국의 의도를 꺾었다는 '전리품'으로 대내외 홍보에 사용하고, 펠로시가 방문을 강행하면 전 국민을 반미주의로 단결시키는 소재로 활용하기 위해 경고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중국이 이처럼 '배수진'을 친 상황에서 미국에서도 11월 중간선거(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등을 뽑는 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압박에 굴복했다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3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중국 메시지의 뉘앙스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 추진과 관련한 미국 행정부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펠로시가 대만에 간다면 8월 내내 미중 관계는 긴장될 것이며 그 수위는 최고조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국의 중요 정치 일정을 앞두고 불거진 펠로시의 대만 방문 이슈는 최소 올해 말까지 양국 관계의 색깔을 정하는 충격력을 가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무난히 넘어간다면 양국 관계는 가을의 정치 일정이 끝날 때까지는 '관리 모드'로 들어갈 수 있지만 그 문제를 놓고 충돌하면 정치 일정을 앞두고 미중이 이전보다 더 치열한 갈등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사안이 양국의 갈등이 무력 충돌로 비화하는 것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양국에 있는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미중 정상이 2시간 17분간 전화통화를 한 만큼 양국 수뇌부 사이에도 이 문제를 둘러싼 공개되지 않은 소통이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 주말부터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국가를 방문하는 펠로시 의장은 29일 출국을 앞두고 실시한 정례 기자회견에서 대만 방문 여부를 묻는 말에 "보안상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수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던 초등학생이 차에 치여 숨졌다. 경찰은 운전자의 '전방주시 태만'을 사고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19일 전북 남원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55분께 남원시 월락동 남원공설운동장 앞 도로에서 A(30대)씨가 몰던 승용차가 길을 건너던 B(11)군을 들이받았다.B군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조사 결과 B군은 인근 수영장에서 수영한 뒤 귀가하기 위해 도로를 건너던 중이었다.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B군이 도로를 건너려고 빠르게 달렸고, A씨가 이를 제대로 보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A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해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경기 의정부경전철 운행이 중단돼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의정부경전철에 따르면 19일 오전 7시58분께 어룡역에서 곤제역 방향으로 운행 중이던 상선(발곡행 선로)에서 인버터(동력 변환 장치) 고장으로 열차가 멈췄다.이 사고로 승객들은 열차 안에 갇힌 채 30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 고장 난 열차를 다른 열차가 끌고 오는 구원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8시27분께 운행을 재개했다.순환 노선인 의정부경전철은 무인 방식으로 운행된다. 후진이 불가능해 한 열차가 멈추면 전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된다. 전날에도 의정부경전철은 폭설로 인해 오전 5시 15분부터 2시간 10분간 운행을 중단했다.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 4인이 전공의(인턴·레지던트)와 의대생들을 향해 '미복귀'를 강요하는 분위기를 정면 비판하면서, 의료계 내부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며 논쟁이 격화되는 모양새다.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소속 강희경·하은진·오주환·한세원 교수는 공동 성명을 통해 "복귀하는 동료를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위기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이들은 "메디스태프(의료계 커뮤니티), 의료 관련 기사 댓글,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 등에서 환자에 대한 책임도, 동료에 대한 존중도, 전문가로서의 품격도 찾아볼 수 없는 말들이 넘쳐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특히 이들은 일부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의사만이 의료를 할 수 있다'는 오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간호사나 응급구조사 등 의료 종사자들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강 교수 등은 "솔직해져 보자. 응급실에서의 응급처치, 정맥주사 등의 술기를 응급구조사나 간호사들에게 배우지 않았나"라며, 의료계 내부의 위계를 강조하는 태도에 경종을 울렸다.또한 "조금은 겸손하면 좋으련만,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이 오만하기 그지없다"며, 단순히 면허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의사로서의 권위를 주장하는 행태를 꼬집었다. 교수들은 "이제는 선택해야 할 때"라며, 복귀 여부를 개인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의료계 강한 반발…"교수들이